[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최근 국내증시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충격으로 내렸던 낙폭을 회복하면서 공매도한 주식을 재매입하는 '숏커버링' 기대감이 커졌다. 특히 전날 10조원 규모의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도 가동을 시작하면서 증안펀드 벤치마크 중 공매도 잔고가 높은 종목군에서 숏커버링 압박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금융당국이 공매도를 금지한 지난달 16일 이후 공매도 잔고 비중(공매도 잔고 수량/상장주식수)이 2.43%p 줄어든 6.94%(지난 7일 기준)로 나타났다. 코스피 공매도 잔고 비중 상위 10개 종목 중 감소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코스닥에서 공매도 잔고 비중 상위 10개 종목중 감소폭이 가장 큰 종목은 펄어비스였다. 펄어비스는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공매도 잔고 비중이 2.66%p 줄어든 5.25%로 나타났다.
헬릭스미스와 에이치엘비도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공매도 잔고 비중이 각각 1.08%p, 1.32%p 감소했지만, 공매도 잔고 비중은 10%를 웃돌고 있다.
공매도(short selling)는 소유하지 않은 증권을 매도하는 것으로, 무차입 공매도가 금지된 국내에서는 일반적으로 차입한 증권을 매도(차입 공매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공매도 투자자는 차입한 주식에 대한 수수료와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주로 투자자가 보유한 증권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을 회피(헤지)하거나, 고평가된 증권을 매도해 차익을 얻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가 상승으로 공매도한 주식을 재매입하는 숏커버링 확대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주가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증시 반등 구간 수익률을 방어하기 위해 숏커버링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차 수수료와 이자를 지불하기보다 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하려는 유혹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 반등 시점에서는 공매도 포지션이 수익률 측면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숏커버링 증가 가능성이 높다"며 "공매도 잔고비율이 높으면서, 최근 수익률이 양호한 종목일수록 숏커버링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6개월 간(3월 16일~9월 15일) 공매도를 전면금지해 공매도 포지션을 들고 있는 투자자들이 해당 포지션을 연장하기 어려워졌다"며 "숏커버링 발생 시 매수세가 유입되며 수급 개선이 기대돼 해당 종목의 단기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매도 잔고가 높은 증안펀드 벤치마크 종목도 숏커버링 압박이 큰 종목군으로 꼽힌다. 증안펀드는 캐피털 콜(투자 대상 확정 후 실제 투자 집행 시 자금 납입) 방식으로 자금을 모집해, 코스피200 같은 증권시장 전체를 대표하는 지수상품에 투자한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총 10조원에 해당하는 증안펀드 자금은 코스피200, 코스닥150 유통 시가총 액 735조원 중 1.3%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기존 공매도가 많아 패시브 수급 유입에 대한 숏커버링 압박 정도가 큰 증안펀드 벤치마크에 속한 종목군이 증안펀드 수혜주"라고 말했다.
다만 "해당 종목군에서 업황 가이던스를 파악하기 힘든 증권사 미커버리지 종목은 부담"이라며 "의견이 양호한 종목은 케이엠더블유"라고 전했다.
지수 상승만으로 롱숏(오를 것 같은 주식은 사고, 떨어질 것 같은 주식은 공매도하는 전략) 헤지펀드가 숏커버링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진단도 있다. 롱숏 헤지펀드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구축한 포지션을 정리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롱숏 포지션 전략을 이용해 수익을 내는 헤지펀드는 업종, 종목을 배분해 롱숏으로 페어트레이딩(하나의 자산을 매수하는 동시에 다른 자산을 매도해 수익을 얻는 전략)한다"며 "롱숏 헤지펀드는 지수가 올라간다고 포지션을 깨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공매도를 추가로 못하지만, 이자비용을 내고서라도 빠질 확률 크다고 본다면 가지고 있는 숏포지션을 정리할 이유가 없다"며 "숏 포지션을 가지고 있으면서, 롱 포지션에서 덜 빠질 종목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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