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3대 세습의 정당성 부여를 위해 '김일성 코스프레'까지 마다하지 않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태양절(김일성 생일·4월15일) 참배 '패싱'을 두고 신변이상설이 제기되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17일 분석 자료를 통해 "북한과 같은 군주제적(왕조적) 스탈린주의 체제에서 김 위원장은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에 대한 충성심과 '백두혈통'임을 과시하기 위해 그들의 생일 때마다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빠짐없이 참배해 왔다"고 밝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사진=뉴스핌 DB] |
정 센터장은 태양절 당일 김 위원장을 제외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김재룡 내각 총리 등 고위간부들만 참배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북한 입장에서는) 불경스러운 사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이 어느 정도 심각한 것인지는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김 위원장의 건강이나 신변에 적어도 일시적으로나마 이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 센터장은 지난 14일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했지만 관영 매체 등이 관련 사실과 사진을 일정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 등도 지적하며 "14일 사고가 발생해 북한이 미사일 발사 사실을 보도하지 않고 미사일 발사 현장에 있었던 김정은도 금수산태양궁전에 참배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 센터장은 다만 "김 위원장의 군사 관련 공개활동에 자주 수행하는 리병철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15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사실에 비춰볼 때 설령 미사일 시험발사 당시 사고가 발생했더라도 큰 사고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최근 김 위원장이 무리하게 공개활동을 진행하면서 몸살에 걸리는 등 건강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정 센터장은 김 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은 최근까지 군사 관련 현지지도를 계속해왔다"며 "지난 11일에도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주재했기 때문에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사진=뉴스핌 DB] |
◆ "급변사태 발생 가능성 낮아…백두혈통 김여정 있어"
정 센터장은 이밖에 김 위원장 건강에 이상이 발생하더라도 '실질적 2인자'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있기 때문에 체제 유지는 문제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김여정 제1부부장이 백두혈통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북한 지도부가 체제유지에 이해관계를 같이 하고 있다"며 "때문에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정 센터장은 "그러나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발생한다면 북한이 대외, 대남관계 개선을 더욱 주저하고 폐쇄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며 "북한 내부 동향을 면밀하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신변이상설 등과 관련해 남북관계 주무부처인 통일부는 말을 아끼고 있다. 이례적인 일이지만 시간을 두고 북한 매체의 보도 등을 더 살펴봐야 한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조혜실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매체에서 아직 김 위원장의 금수산궁전 참배 보도가 없다"며 "그 의도에 대해서는 예단해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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