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싱가포르의 코로나19(COVID-19) 누적 확진자 수가 최근 1주일 새 급증하며 인구가 9배 많은 한국을 넘어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보건부는 23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자가 1037명 추가돼 총 1만1178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나흘 연속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면서 이날 누적 확진자가 우리나라(1만702명)를 뛰어넘었다. 사망자는 12명이다.
싱가포르의 한 이주노동자 기숙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싱가포르는 3월 초까지만 해도 대만·홍콩과 더불어 방역 모범국으로 꼽혔으나, 이주노동자들이 모여사는 비좁은 기숙사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데다 개학을 성급히 강행해 지역사회 감염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중국과 한국 등에 대한 입국금지와 함께 국내에서는 위반 시 처벌이 뒤따르는 엄격한 사회적 격리두기 조치를 시행했다.
하지만 방심한 정부가 지난달 23일 개학을 강행한 후, 유치원에서 약 20명의 집단 감염 사례가 발생하는 등 감염 경로를 파악하기 위한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개학 직전까지 509명에 그쳤던 누적 확진자는 2주도 안 돼 1049명으로 두 배 가량 늘었다. 이에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개학 2주 만에 다시 휴교령으로 돌아섰다.
중국과 미얀마, 방글라데시 등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이 거주하는 비좁은 기숙사에서도 집단 감염이 연이어 발생했다. 싱가포르 보건부는 신규 확진 사례의 4분의 3이 이러한 기숙사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들 기숙사에서 이주노동자들은 비좁은 방에서 수십명씩 모여 생활하고 공동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화장실 위생 상태도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당국은 그간 방역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이주노동자 기숙사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코로나19 검사 역량이 전 세계에서도 가장 뛰어난 편이어서 앞으로도 확진자는 계속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도시국가라는 싱가포르 특성 상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적으로 확산되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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