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뉴스핌]김나래 특파원="원하면 영원히 재택근무해도 좋다"
미국 소셜 미디어 업체 트위터(Twitter)가 자사 직원들 중 희망자에 한해 '무기한 재택근무' 를 허용했다. 올 9월까지는 오프라인 사무실을 열 수 없으며, 전국적인 자택격리령이 끝난다 하더라도, 재택근무를 계속하고 싶은 직원들은 무기한으로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인턴기자 = 잭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트위터 13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2019.03.22 dlsgur9757@newspim.com |
잭 도시 트위터 CEO는 재택근무의 업무 효율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전체 직원 이메일로 "재택 근무를 실행한 몇 달 동안 업무 효율이 좋았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하게 됐다"며 "만약 우리 직원들이 제 역할을 하고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상황만 된다면 앞으로도 영원히 계속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위터 결정이 큰 의미가 있는 것은 트위터는 지난 2012년 샌프란시스코 근처로 옮기면서 스타트업의 '샌프란 시대'를 개막했기 때문이다. 트위터가 선택한 '탈사무실'은 앞으로 많은 스타트업의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트위터 외에도 많은 미국의 유명 IT기업들도 재택근무를 연장하고 있다. 페이스북, 구글과 애플은 재택근무 희망자에 한해 올 연말까지, 아마존은 올 10월까지 재택근무를 허용했다.
한 남성이 집에서 일하며 아침을 먹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5.14 mj72284@newspim.com |
이는 IT업계만의 고민이 아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에서 신뢰의 상징인 고층빌딩을 점유하던 바클레이스,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등 금융업체들도 회사출근에 대해 고민 중이다. 이들 3개사의 직원만 2만명이 넘는다. 바클레이스를 이끄는 제스 스테일리는 원격근무에 적합한 일자리를 연구 중이며, 부동산 기업 할스테드도 32개 지점의 축소를 검토 중이다.
코로나 이후에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성향도 자연스러워졌다. 리서치업체인 가트너의 설문에 따르면 317명의 최고재무관리자(CFO) 중 74%가 코로나19 이후에도 재택근무자를 남기겠다고 답했다.
대형 사옥은 그간 세입자, 대중교통, 식당, 상점, 술집 등을 엮을 수 있는 지배력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기업들은 화상 회의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협업이 가능함을 알게 됐다.
또 그동안 호화 사옥 경쟁을 벌이던 기업들이 어쩌면 실용적이며 효율성에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용 절감이나 상시방역체계 구축 등을 감안해 코로나19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선택했다는 얘기다. 코로나19로 첨단기술을 이용한 업무 환경이 앞당겨 현실화되면서 '직장(근무지)의 종말'이 오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근로자 입장에서도 코로나19 시기에 재택근무 효과를 극대화 시킨 것도 이유로 지목된다. 먼저, 통근시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직장 내 스트레스가 줄었고, 복장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또 근무시간 내에 일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오 있었지만, 실제로 재택을 하면서 오히려 회사 일을 2~3시간 더 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반면, 이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들이 나온다. 장기적 관점에서 재택근무는 집단 차원의 동기부여 및 창의성 향상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재택근무에 실패한 사례가 적지 않다. 미국의 컴퓨터 기업 IBM이 대표적이다. 이 기업은 1993년 원격근무를 도입했지만, 지난 2017년 24년의 전통을 깨고 전 직원을 사무실로 불러들였다. 낮은 수준의 업무생산성이 이유였다. 사무실 복귀가 싫다면 아예 회사를 떠나라고 경고했을 정도다. 야후 역시 2013년 재택근무를 폐지했으며, 대형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비슷한 전철을 밟은바 있다.
이에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필수가 된다면 기업들이 근로자에 대한 평가 방식과 통제능력 등에 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는 조언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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