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정부로부터 긴급자금을 수혈받은 두산중공업의 '경영정상화 방안' 최종안이 이르면 다음주 중 발표된다. 채권단은 두산의 자구안 세부사항의 현실성과 회계법인의 실사를 함께 검토한 후 추가자금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두산중공업이 제작한 신한울 원전 1호기용 발전 터빈 [사진=두산중공업] |
14일 금융권과 재계에 따르면 두산은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어 3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의결, 최종 확정한다.
앞서 두산은 지난달 27일 "팔 수 있는 건 다 팔겠다"며 ▲알짜 자회사 매각안 ▲유상증자 ▲오너가 사재출연 등을 담은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했다. 채권단은 해당 자구안을 수용한 후 8000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이사회에선 자구안의 세부사항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제출한 자구안에는 구체적인 방안이 포함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권단에 3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내놓은 두산의 셈법이 복잡할 것"이라며 "시장에서 거론되는 모든 매물, 유상증자, 오너가 사재출연을 모두 더해도 3조원을 채우기 빠듯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두산은 미래 먹거리로 평가되던 두산솔루스를 비롯해, 유압기기를 생산하는 모트롤BG(사업부문), 골프장 클럽 모두 등을 매각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이다. 두산그룹의 사옥인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까지 한 자산운용사에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 매각가는 7000억~75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선 두산중공업의 우량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등의 매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두산은 "상황이 악화될 경우 두산중공업을 제외한 모든 자산을 팔겠다"는 확약을 채권단에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해 채권단이 원하는 바를 모두 들어주겠다는 각오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두산이 두산중공업 자회사와 사옥 매각 등을 통해 약 2조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때문에 자구안을 통해 약속한 3조원을 채우기 위해선 두산 주도의 유상증자와 박정원 회장을 비롯한 최대주주들의 사재출연으로 1조원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두산이 자구안 세부안 마련에 속도를 냄에 따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 역시 '경영정상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다. 채권단은 두산그룹의 자구안에 대한 실사를 진행 중인 삼일회계법인의 결과를 토대로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채권단은 그간 두산중공업에 2조4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하지만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두산중공업의 차입금 규모는 4조2000억원에 달한다. 당장 필요한 자금만 봐도 약 2조원에 육박한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두산의 자구안 세부사항이 현실성이 있는지를 유심히 지켜볼 것"이라며 "삼일회계법인의 실사가 끝나는 대로 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지 않겠냐"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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