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21대 국회가 본격 개원하면서 '1호 법안'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경쟁도 치열하다. 오는 6월 1일부터 시작되는 21대 국회 법안 접수를 위해 보좌진들은 의안과 앞에서 4박 5일의 철야 대기도 불사하고 있다.
20대 국회 임기 중인 지난 28일 오전 일찍부터 국회 법안이 접수되는 7층 의안과 앞에 대기자가 생겼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보좌진이었다.
이들이 줄을 선 이유는 21대 국회 첫 법안을 의미하는 의안번호 '2100001번'을 부여받기 위해서다. 21대 국회는 지난 30일 개원했지만 법안 접수는 오는 6월 1일 오전 9시부터 시작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지난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 앞에서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가 1호 법안을 접수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법안 접수업무 개시일은 내달 1일 9시 부터. 2020.05.29 leehs@newspim.com |
박 의원이 준비 중인 법안은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기본법 제정안(사회적가치법)'이다. 공공부문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적 사항을 규정한 법이다.
'1호 법안' 사수를 위해 박 의원실 보좌진들은 주말을 넘겨 오는 1일까지 의안과 앞에서 철야 대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새 국회 개원 전 1호 법안 쟁탈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박정 민주당 의원이 개원 전날부터 의안과 앞 복도에서 밤새 기다려 1호 법안을 제출했다.
다만 1호 법안이 곧 법안 통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박정 의원이 제출한 '통일경제파주특별자치시의 설치 및 파주평화경제특별구역의 조성 운영과 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20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폐기 수순을 밟았다.
박광온 의원이 준비 중인 법안 역시 19대 국회부터 제출됐지만 여전히 본회의의 문턱을 넘지 못한 법안이어서 이번 국회에서도 통과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1호 법안 경쟁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법안 접수 4~5일 전부터 보좌진이 1호 법안을 위해 줄을 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주 원내대표는 "정당이 내는 법안을 제일 먼저 접수하자고 했는데, 민주당 측이 '줄을 서 있는 의원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보좌진들이 밤낮으로 줄서는 세습이 없어지도록 협의 중"이라고 했다.
현재 각 정당별로 1호 법안을 준비 중이다. 민주당은 1호 법안으로 '일하는 국회법'을 준비하고 있다. 매달 1일 임시회 소집, 상임위와 소위원회 정례화 등이 주요 내용이다.
통합당은 '민생지원 패키지법'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를 입은 의료기관과 자영업자 등에 대한 지원책을 담은 법안이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