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 이후 미국 전역이 경제 재개방에 돌입하면서 미국 경제가 급격히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3월 중순 이후 실업 쇼크를 겪은 미국에서는 지난달 일자리가 급격히 증가했고 의류와 자동차 판매도 개선되는 등 곳곳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미 노동부는 5일(현지시간) 5월 비농업 부문의 일자리가 250만 개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의 800만 개 일자리 감소 전망은 무색하게 빗나갔다. 20%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던 실업률도 4월 14.7%에서 3월 13.3%로 하락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지표가 역사상 가장 놀라운 고용보고서였다고 입을 모았다. 판테온 매크로 이코노믹의 이언 셰퍼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대와) 거대한 차이로 역사상 가장 큰 고용지표 '서프라이즈'였다"면서 "이것은 숨어있는 재고용 물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셰퍼드슨 이코노미스트는 "3월 직원들을 집으로 돌려보낸 기업들은 이들을 다시 부르겠다는 의도를 밝힐 필요가 없다"며 "그들은 그저 전화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이메일을 보내면 된다"고 지적했다.
경제활동이 일부 재개된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서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6.06 mj72284@newspim.com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고용시장이 5월 바닥에서 벗어나기 시작해 6월에는 더 큰 개선세를 보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 매체는 일자리 증가에서 코로나19로 가장 타격을 입은 레저 및 숙박업에서 큰 폭의 일자리 증가가 이뤄진 점을 언급하며 일부 지역의 봉쇄 완화 덕도 있겠지만 기업들의 창의적인 위기 대응이 작용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과도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크다. 노동부에서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벳시 스티븐슨 미시간대 공공정책 경제학 교수는 "비농업 고용이 250만 건 증가하며 회복의 시작을 보여 줬지만 2월 이후 약 2000만 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사라졌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매우 매우 깊은 구멍에 빠져있다"고 강조했다.
고용 웹사이트 인디드(Indeed)의 닉 벙커 경제 연구 책임자는 "예상보다 반등이 일찍 시작됐지만 한 달 지표에 너무 흥분해서는 안 된다"면서 "일자리가 250만 개 증가하고 실업률이 1%포인트 하락한 것은 긍정적인 전개지만 이것이 얼마나 지속할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벙커 책임자는 "게다가 고용시장은 여전히 끔찍한 지점에 있으며 고용률은 코로나바이러스 위기 전 대비 87%밖에 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바이러스 속에서 큰 타격을 입은 레저 및 숙박업, 소매업에서 일자리 회복이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고용시장 외에도 미국 경제에서는 재개방이 진행되면서 일부 회복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시장 정보업체 유나캐스트(Unacast)에 따르면 의류와 액세서리 상점의 판매는 지난 4월 12일 저점으로부터 607%나 성장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앨라배마와 미시시피와 같은 미국 남부 지역과 사우스다코타와 같은 중서부 지역의 소매점의 고객 방문은 5월 중 미국에서 가장 크게 증가했다.
봉쇄가 풀리자 미국인들은 도로로 나왔다. MS2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전년 대비 13% 급감했던 트럭 교통량은 5월 전년 대비 5% 감소에 그쳤다. 포아이즈(Foureyes)는 자동차 판매가 5월 둘째 주에서 셋째 주 사이 평균 24% 증가했다고 밝혔으며 플라이트레이더24(Flightradar24)에 따르면 7일간 평균 총 항공편 운항은 4월 저점으로부터 50%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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