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헤지펀드 업계부터 소위 개미까지 월가의 공격적인 IT 섹터 '사자'가 화제다.
IT 대장주로 꼽히는 이른바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은 물론이고 줌 비디오와 쇼피파이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종목이 동반 랠리를 연출하고 있다.
뉴욕증시가 3월 저점 이후 V자 반등을 보인 것도 IT 섹터의 강세와 강한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특정 IT 섹터에 성장 모멘텀을 제공, 추세적인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앞 거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7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클라우드 커뮤니케이션 업체인 트윌리오가 2분기 이후 119%에 달하는 주가 상승 기염을 토했고, 클라우드 모니터링 서비스 업체 데이터독이 같은 기간 96.29% 랠리했다.
전자상거래 업체 쇼피파이와 원격 화상회의 솔루션 업체 줌 비디오 역시 각각 74.55%와 42.08% 치솟으며 같은 기간 S&P500 지수 상승률인 23.58%를 크게 앞질렀다.
뿐만 아니라 이들 종목은 뉴욕증시의 장기 강세장을 주도한 FAANG에 비해서도 높은 상승 기록을 세웠다.
페이스북이 2분기 이후 38.35% 올랐고, 아마존과 애플이 30.36%와 27.35% 뛰었다. 알파벳의 상승률은 23.93%로 파악됐다. 애플은 지난주 331.50달러로 거래를 종료, 사상 최고치를 세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헤지펀드와 기관 투자자, 개미들까지 일제히 IT 종목을 쓸어담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클라우드와 비디오 회의 솔루션 등 재택 근무와 거리 두기 등 코로나19 사태로 등장한 트렌드가 관련 섹터의 외형 성장에 강한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판단이 '사자'를 부추긴다는 설명이다.
5월 예상밖 미국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 상승도 IT 섹터가 주도한 것으로 확인, 관련 종목에 대한 강세론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TD아메리트레이드와 찰스 슈왑 등 온라인 증권사의 개인 투자자들 계좌가 대폭 증가했고, 주식시장에 뛰어든 이들은 대부분 IT 섹터를 겨냥하고 있다.
소규모 사이버 보안 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는 38세의 가브리엘 다니엘스는 최근 몇 주 사이 마이크로소프트와 슬랙 테크놀로지, 데이터독 등 크고 작은 IT 종목을 상당 규모로 사들였다.
인공지능(AI)과 5세대(5G) 이동통신, 빅 데이터 등 새로운 세상을 주도할 IT 기술에 남들보다 일찍베팅한다는 전략이다.
의료업계 종사자 라자 샤허바리도 넷플릭스와 엔디비다 등 IT 종목을 적극 매입하고 나섰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주식 거래에 나설 정도로 IT 투자에 중독됐다고 그는 털어 놓았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의 고평가 논란과 관련, 이들 투자자는 IT 섹터가 하락할 경우 저가 매수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이다.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개미들 사이에 인기를 끄는 IT 종목을 헤지펀드를 포함한 투기 거래자들도 대량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노부스 트러스트의 댄 모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WSJ과 인터뷰에서 "IT 성장주의 매입 열기가 뜨겁다"고 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옥석 가리기가 관건이라고 말한다. IT 업계가 소위 팬데믹에 따른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술력과 시장 지배력을 갖춘 종목을 적중시켜야 기대하는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higrace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