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공화당 출신 유력 인사들이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민주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하기 위한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을 출범한다고 인터넷매체 미 악시오스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우파 팩(Right Side PAC)'이라는 명칭의 이 슈퍼팩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찍었던 유권자들 가운데 반(反)트럼프 성향으로 돌아선 이들에게 바이든 전 부통령을 찍으라고 설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슈퍼팩의 창립자는 맷 보르헤스 전 오하이오 공화당 의장이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조지 W.부시 행정부에 몸담았던 전직 당국자들이 중심으로 결성됐다. 특히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집권 초기인 지난 2017년 7월 백악관 공보국장에 임명됐다가 열흘만에 권력 암투 과정에서 쫓겨난 앤서니 스카라무치도 이에 가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카라무치는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사이가 틀어져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라파예트 공원에서 줄 선 진압 경찰들 사이로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부시 전 대통령과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고(故) 존 매케인 상원의원 캠프 출신 인사 등 수십명의 공화당측 선거 전문가들도 '우파 팩'을 돕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우파 팩'은 앞으로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등의 유권자를 집중 공력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이들 지역은 모두 올해 대선의 중요 승부처들이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을 저지하기 위해 격전지를 중심으로 낙선 운동을 펼치겠다는 심산이다.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흑인 사망 시위와 코로나19(COVID-19) 사태에 대해 '막가파식' 대응과 발언을 이어가자 최근 공화당과 보수 온건파 그룹이 속속 등을 돌리고 있다.
이달 초에는 바이든 전 부통령 당선을 돕기 위해 부시 행정부 관료들이 주축을 이룬 '바이든을 위한 43 동창' 슈퍼팩이 FCC 신고를 마쳤고 고학력 백인층을 집중 공략 대상으로 하는 '트럼프를 반대하는 공화당 유권자' 그룹도 결성됐다.
흑인 최초 합참의장이자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 전 장관은 지난 7일 방송 인터뷰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공화당의 리사 머코스키 상원의원(알래스카)은 지난 4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자신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기 힘들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여당인 공화당의 버팀목인 보수층이 분열할 경우 오는 11월 선거 전략에도 심각한 차질을 야기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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