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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실미도'는 규제, 대구 수성구는 비규제…6·17대책 형평성 논란 여전

기사등록 : 2020-06-2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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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 투기과열지구 중 유일한 비조정지역…양도세 중과 면제
정량요건 충족에도 빠져 형평성 논란…"주요 정치인 많아서" 의혹도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6·17대책)에서 대구 수성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다. 인천 실미도, 경기 군포를 비롯한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는데 투기과열지역인 대구 수성구가 아직도 조정지역이 아닌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대책에서는 지방광역시 중 대전, 청주(동 지역, 오창·오송읍만 지정)를 조정대상지역에 추가 지정했다. 하지만 대구 수성구는 이번에도 조정대상지역에서 빠졌다.

◆ 대구 수성구, 조정지역 미지정…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면제

현재 대구 수성구는 투기과열지구 중 유일하게 조정대상지역이 아니다. 이에 따라 수성구는 조정대상지역 규제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1세대 1주택 비과세 2년 거주 요건 ▲다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 ▲분양권 양도세율 50%가 해당되지 않는다.

조정대상지역에 지정되려면 크게 두 가지의 정량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우선 최근 3개월간 집값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3배보다 높아야 한다. 여기 해당하는 지역 중 다음 3가지 중 하나를 충족하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3가지 요건은 ▲최근 2개월간 청약경쟁률이 5대 1을 초과(국민주택규모는 10대 1) ▲최근 3개월간 분양권 거래량이 전년 동기대비 30% 이상 증가 ▲주택보급률 또는 자가주택비율이 전국 평균 이하다.

앞서 대구 수성구, 중구는 지난 2018년 말에 이미 정량요건을 충족해 조정대상지역 신규지정이 유력할 것으로 점쳐졌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2017년 12월 100에서 지난 2018년 7월 104.6으로 올라 대구 전체 지수(101.2)보다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8년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수성구는 예상과 달리 심의대상조차 되지 않아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 정량요건 충족에도 제외돼 '형평성 논란'…다주택자 비율 높아

대구 수성구는 최근까지도 높은 집값 상승률과 청약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수성구 아파트값은 전주대비 0.10% 올라 대구에서 두번째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성구 범물동 일대 정비사업이 진척을 보여 아파트값이 오른 영향이다.

쌍용건설이 지난 4월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분양한 '쌍용 더 플래티넘 범어'는 아파트 1순위 청약경쟁률이 평균 22.6대 1, 오피스텔은 평균 54.5대 1을 기록했다.

대구 수성구의 다주택자 비율도 높은 수준이다. 통계청이 작년 11월 발표한 '2018년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는 2주택 이상 소유자 비율이 18.8%(2만4118명)로 대구 전체에서 가장 높았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수성구는 특이하게 조정대상지역을 거치지 않고 바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서 조정대상지역 규제를 피해갈 수 있었다"며 "다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 분양권 양도시 50% 양도세율 적용,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같은 조정지역 규제가 없다면 투기과열지구 지정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현재까지 수성구 주택시장은 계속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수성구가 아직도 조정대상지역이 되지 않았다는 게 의문"이라고 말했다.

◆ 조정지역 제외, 주요 정치인 많아서? "부동산 규제 모순점 많다"

일각에서는 대구 수성구에 주택을 보유한 정치인이나 정부 주요 관료가 많아서 수성구가 조정대상지역에서 빠진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예컨대 더불어민주당의 영남권 대표주자로 꼽힌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대구 수성구 갑)은 대구 수성구 만촌동에 거주한다. 

김 의원은 지난 2017년 6월 16일 문재인 정부의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임명된 후 작년 4월 5일까지 재직했다. 그는 지난 4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이로 인해 대권 도전을 포기했지만, 오는 8월 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전대) 당 대표에 도전할 계획이다.

올해 총선에서 김 의원을 꺾고 대구 수성구갑에 당선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도 대구 수성구에 거주한다. 주 대표는 대구고등법원 판사를 지낸 법조인 출신 정치인이며 제17·18·19·20·21대 국회의원에 당선돼 5선에 성공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경기도 거의 대부분이 조정대상지역이 된 것을 보면 정부가 조정지역을 정하는 데 딱히 원칙이 있는 것 같지 않다"며 "투기과열지구가 꼭 조정지역에 포함돼야 한다는 규정은 없지만, 이처럼 부동산 규제에 모순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의 조정대상지역 미지정 관련 국토부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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