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 A씨는 삼성생명 모바일창구 어플리케이션(앱)으로 보험금을 청구하려다 포기했다. 잘 되던 공인인증서가 등록되지 않은 인증서라고 나오는가 하면 카카오페이나 생체인증으로 본인인증을 하려고 해도 확인되지 않는 오류가 반복된 탓이다. 지난 3월까지 잘 작동하던 앱이 업데이트 후 엉망이 됐다는 지적이다.
삼성생명이 지난 4월 모바일 창구를 업데이트하면서 이용자의 로그인정보 일부를 삭제했다. 이로 인해 삼성생명 가입자는 모바일로 보험금 청구 및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 신청·상환 등에 극심한 불편을 겪고 있다. 문제는 삭제한 정보를 복구하기가 거의 불가능해 앱 이용자들은 본인인증을 재차 받아야 한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 4월 카카오페이와 연동하는 한편 생체(지문, Face ID) 인증으로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 등으로 모바일창구를 업데이트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로그인 정보 등 일부 이용자 정보를 삭제했다.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삼성생명 모바일창구 이미지 2020.07.07 0I087094891@newspim.com |
삼성생명 관계자는 "이번 모바일창구 업데이트에서는 카카오페이와 연계하고 생체인증으로도 본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인증서기반 이용등록'으로 본인인증 방법을 통합했다"며 "이 과정에서 과거 본인인증 확인 절차에 대한 정보를 지웠다"고 말했다. 이어 "4월 대규모 업데이트 후 최초 1회 본인인증을 받으면 모바일창구의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생명이 실수로 이용자 정보를 백업하지 않고 삭제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기존 이용자들의 정보를 삭제해 다시 본인인증을 하는 등의 불편함을 초래하는 식의 업데이트는 하지 않는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는 탓이다. 업데이트 후에도 기존 이용자들은 불편함이 없어야 하는 게 불문율이다.
가령 업데이트 후에도 기존 인증 방법인 공인인증서나 회원가입도 되고 동시에 새로운 방법인 카카오페이 연동이나 생체 인증도 가능해야 한다. 이용자는 더 편안 방법을 찾는다. 시간이 흐르면 편한 카카오페이 연동과 생체인증으로 본인인증이 많아지게 된다. 이처럼 새로운 방법 사용자가 대다수일 때 과거 방법의 이용자정보를 삭제하는 것이 기본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생명은 기존 이용자정보를 백업하지 않은 상태에서 업데이트를 완료해 기존 이용자들이 다시 본인인증을 받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했다는 게 관련 업계의 지적이다.
보험사는 개인·계약·보상·대출·이용자정보 등의 정보를 서버에 보관한다. 개인이 모바일창구 등을 통해 본인인증을 하면 보험사 시스템은 서버의 해당 정보로 연결한다. 즉 본인인증을 해야만 관련 정보를 볼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
삼성생명이 삭제한 것은 본인인증을 위한 이용자정보의 일부로 파악된다. 이에 업데이트 후 이용자 본인인증을 다시 받아야 과거에 볼 수 있었던 개인·계약·보상·대출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보험업계 시스템 개발자는 "시스템을 대규모 업데이트 할 경우 2중3중의 백업을 진행한다"며 "이용자정보에 대한 백업 없이 업데이트를 진행하다 발생한 실수"라고 추정했다. 이어 "이용자정보는 개인·계약정보 등 중요 정보를 연결하는 역할만 하기 때문에 소비자 불편 이외에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0I0870948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