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개원 연설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1번의 박수로 응답한 반면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협치'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야유를 보냈다. 정의당 의원들도 박수를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16일 국회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은 붉은색과 푸른색, 하얀색이 사선으로 그어진 넥타이를 매고 옷깃엔 질병관리본부가 만든 '덕분에' 뱃지를 착용했다.
문 대통령은 개원 연설에서 ▲한국판 뉴딜 ▲공수처 설치 ▲부동산정책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야당에 협치를 제안했다.
통합당 의원들은 '규탄 민주당 갑질 민주주의 붕괴'라고 적힌 리본을 단 채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했고, 문 대통령이 '협치'를 말할 때 일제히 야유를 보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야당과 소통 자리를 가질 때마다 우리는 국민들 앞에서 협치를 다짐했지만 실천이 이어지지 못했다"고 말할 때, 통합당 의원석에서 "에이~"라는 야유가 나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개원식에서 연설을 마치고 미래통합당 의원들을 지나며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20.07.16 leehs@newspim.com |
특히 문 대통령이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을 20대 국회에서 마련해 권력기관 개혁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자 통합당 소속의원들이 있는 쪽에서 비난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의 연설 중간 중간 박수로 화답했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 ▲K-방역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4·15총선 관리 ▲포스트코로나 설계 ▲고용안전망 강화 ▲공정경제 ▲사상 최초 남북 국회 회담 ▲공수처 등 권력기관 개혁 등을 언급할 때마다 박수로 답했다.
심상정 대표를 비롯한 정의당 의원들도 박수를 치지 않았다. 정의당이 문 대통령의 개원연설에 호응을 보내지 않은 것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문 대응부터 시작된 선긋기가 연장된 것으로 풀이된다.
연설을 마친 문 대통령은 통합당 의원석이 있는 통로로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나가는 길에 통합당 의원들과 목례를 주고 받았지만 코로나19 탓에 악수는 하지 않았다.
개원식을 마친 뒤 문 대통령은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상희 국회 부의장, 정세균 국무총리,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국회의장실에서 환담을 나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개원식 연설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2020.07.16 kilroy023@newspim.com |
한편 문 대통령은 국회를 나갈 때 봉변을 당할 뻔 했다. 국회 정문 앞에서 대기하던 한 50대 남성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검은색 왼쪽 구두 한 짝을 던진 것.
그는 문 대통령을 향해 "가짜 평화주의자, 가짜 인권주의자"라며 "인권을 위한다면서 수십만·수백만에 이르는 북한 동포의 인권은 외면했다"고 난동을 부렸고 국회 직원들과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청와대 경호원 및 국회 경위들이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개원식에 참석해 개원 축하 연설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던지고 규탄 구호를 한 남성을 끌어 내고 있다. 2020.07.16 kilroy023@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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