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지난 4일(현지시각) 초대형 폭발 참사가 발생한 레바논 베이루트에 반정부 과격 시위가 벌어졌다.
폭발 원인이 대량의 질산 암모늄을 안이하게 방치한 데 있고, 사실상 인재라는 주장이 고개를 든 가운데 성난 베이루트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경찰이 이들을 진압하는 과정에 1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대형 폭발이 발생한 베이루트에서 반정부 과격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시위자들은 주요 정부 청사 건물을 점거하고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8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1만여명에 달하는 시민이 베이루트 도심의 순교자 광장에 모여 과격 시위를 벌였다.
초대형 폭발로 인해 150여명의 사망자와 600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 인명 피해가 큰 데다 식량 공급을 포함한 경제적 충격이 발생하자 정부를 향한 분노가 크게 고조됐다.
아수라장이 된 사고 현장이 수습되지 않은 가운데 과격 시위와 경찰이 쏜 최루탄 가스와 고무총으로 베이루트의 도심은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시위자들을 추격을 당하던 경찰 한 명이 승강기 통로에 추락해 사망한 가운데 1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도로 곳곳은 시위자와 경찰, 여기에 환자를 후송하기 위해 출동한 구급차와 의료진들이 몰리면서 일대 혼란을 연출했다.
이날 적십자는 시위에 참여했다가 부상을 당한 시민 117명을 치료했다고 밝혔고, 이와 별도로 55명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시위자들은 외교부를 포함한 정부 청사를 점거하고 정권 교체를 요구했다. 한 시위자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건물에서 한 발도 물러설 수 없다"며 "레바논 국민들이 모든 정부 청사 건물을 점거하고 정권을 갈아치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위자들은 초대형 폭발과 인명 피해의 책임이 정부에 있다며 마땅한 처벌이 따라야 한다는 의견이다.
시위자들 사이에는 "물러나지 않으면 교수형"이라는 문구가 적힌 푯말을 들고 정부를 규탄했다. 일부 시민들은 가뜩이나 극심한 경기 한파에 시달리는 상황을 지적하며 폭발 현장 재건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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