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미국 워싱턴과 중국 베이징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서도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들은 중국기업을 통해 엄청난 수수료 수입을 올리고 있다. 공언했듯이 미 행정부가 미국증시에서 중국기업들을 퇴출시키면 놓쳐버릴 수익도 그만큼 막대한 것이다.
월가 은행들의 중국기업으로 부터 벌어들이 수수료는 지난해에 비해 24% 증가한 4억1400만달러(약4900억원)로 나타났다. 이는 총 수수료 9억5890만달러(약1조1500억원)의 43% 수준이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레피니티브를 인용해 올들어 현재까지 모간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각각 1억5100만달러와 7400만달러를 수수료를 중국기업에서 벌어들였다고 보도했다.
두 은행은 지난 7월 중국 전기차스타트업 리오토(Li Auto)의 나스닥 상장에서 인수자로 활동했고 또 지난주 중국 주택플랫폼 KE홀딩스의 나스닥 상장에서도 인수자 역할을 했다. JD닷컴과 넷이즈(NetEase)도 큰 수익원이었다.
법률회사 메이어 브라운의 파트너 제이슨 엘더는 "미국증시와 홍콩증시에서 중국기업들의 상장이 매우 활발하고 월가 은행들의 수수료 증가는 이같은 중국기업 상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 고조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수수료 수익 증가가 나타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금요일 규제당국이 중국회사의 회계자료를 들여다 볼 수 있지 않는한은 미국 증시에서 중국기업들은 퇴출(상장폐지)되어야 한다고 했다. 지난 5월에는 이와 같은 취지의 법안이 미국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미국 증시의 비길 데 없는 유동성과 애널리스트들의 활발한 활동 때문에 아직도 중국 기업들의 미국 증시 상장을 원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스타트업들은 제일의 목표가 뉴욕증시 상장이다. 또 미 행정부가 실제 중국기업들의 퇴출 요건을 적용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월가의 중견 투자은행가는 "지난주 미 행정부의 이같은 입장에도 불구하고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중국기업의 IPO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텐센트나 바이트댄스와 같은 중국 기술기업의 앱 사용 금지가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홍콩소재 금융서비스 컨설팅회사 퀸란앤어소시에이츠 대표 벤자민 퀀란은 "최근들어 미중 갈등이 우려사항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월가 은행들도 이를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가 대형은행들은 미국에서 중국기업이 퇴출되더라도 수수료 수익을 위해 홍콩에서 계속 잔류하며 영업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엘더는 "미국에서 IPO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홍콩에서 IPO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월가의 은행들은 중국기업으로부터 수수료 수익을 계속 올릴 수 있고 그것이 가장 큰 수수료 수입원으로서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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