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에게 조선시대 상소문 형식으로 직언하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 글이 27일 오후 전체 공개됐다. 지난 12일 올라온 해당 게시글은 이날 오전까지는 '비공개' 상태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이 게시된지 16일 만에 전체 글이 공개된 셈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고의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검토절차가 끝나면 공개할 것"이라고 언급, 이날 뒤늦게 전체 글을 공개했다.
청와대 게시판에서는 '진인(塵人) 조은산이 시무(時務) 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살펴주시옵소서'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이날 현재 8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진인(塵人) 조은산이 시무(時務) 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살펴주시옵소서'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
이날 오전 11시 기준 5만1000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고, 오후 3시 20분께 8만명을 돌파했다. 불과 4시간 만에 2만9000건의 동의가 늘어난 것이다. 청와대의 국민청원 답변 기준은 20만명이다.
청원인은 해당 글에서 문 대통령을 '폐하'라고 칭하며 코로나19로 위급한 상황, 부동산정책 비판, 세금문제, 비정규직 철폐 등의 문제점을 거론했다.
특히 그는 "폐하께서는 핵도 없고 백성의 삶은 파탄이오. 시장경제는 퇴보했으며 굴욕외교 끝에 실리 또한 챙기지 못하였고 또한 지지율은 절반도 채 되지 않으시면서 어찌 장기집권을 꿈꾸며 독재자의 길을 걷는 미치광이가 되려 하시는 것이옵니까"라며 거친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청원인은 또한 '시무 7조'라며 ▲세금을 감하시옵소서 ▲감성보다 이성을 중히 여기시어 정책을 펼치시옵소서 ▲명분보다 실리를 중히 여기시어 외교에 임하시옵소서 ▲인간의 욕구를 인정하시옵소서 ▲신하를 가려 쓰시옵소서 ▲헌법의 가치를 지키시옵소서 ▲스스로 먼저 일신(一新)하시옵소서 등의 주장을 펼쳤다.
이 청원은 이날 오후 전체 공개되기 전까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검색으로는 조회가 안 됐다. 게시물을 보려면 특정 연결주소(URL)을 입력해야 했다.
한시적 비공개 상태가 유지된 배경은 청와대가 100명이 넘는 동의를 얻은 청원에 대해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욕설·비속어, 중복게시 등을 검토하고 공개가 적절한지를 살펴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보통 2~3일, 길게는 1~2주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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