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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重 원전사업, 해외서 '훨훨'…미국 찍고 사우디·체코 수주 기대감

기사등록 : 2020-09-01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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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투자한 뉴스케일 소형원전모델, 美 심사 통과
두산중, 아이다호 소형원전에 들어갈 주기기 생산
장점 많은 소형원전 미국·해외에서 '러브콜' 쏟아져
사우디·체코에서는 '팀코라아' 꾸려 대형원전 수주전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원전의 역설인가. 국내 탈(脫)원전 정책 등 원전사업 때문에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된 두산중공업이 해외에서는 원전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미국에서 1조5000억원 규모의 소형원전사업 물꼬를 튼 데 이어, 체코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전통적인 대형원전 수주 기대감이 높다. 가스터빈과 신재생에너지를 두 축으로 하는 사업구조 재편이 안착할 때까지 두산그룹의 버팀목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최소 1조5000억원 규모의 소형모듈원전 수출길을 열었다. 최근 두산중공업이 지분을 투자한 미국 뉴스케일의 소형모듈원전(SMR) 모델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심사를 최종 통과하면서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말 뉴스케일에 4400만 달러를 투자하며 앞으로 뉴스케일에 13억 달러 규모의 기자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지난해 11월 25일 미국 달라스에 위치한 플로어(뉴스케일파워 모회사) 본사에서 열린 2차 지분투자 서명식에서 존홉킨스 뉴스케일파워 CEO(앞줄 맨 왼쪽부터), 나기용 두산중공업 원자력 BG장, 헤르난데스 플로어 CEO 등이 서명을 마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제공=두산중공업) 2020.08.31 syu@newspim.com

미국에서 원전을 건설하려면 NRC로부터 건설하고자 하는 노형에 대한 설계 인증을 받아야 한다. SMR이 NRC 설계인증 심사를 모두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설계인증심사를 받고 있는 SMR도 아직 없는 상태다. 뉴스케일이 설계인증을 받는데 41개월이 걸려, 당분간 미국에서 공급될 SMR은 두산중공업이 주기기를 공급하는 뉴스케일이 독점할 수 있다는 의미다.

SMR은 원자로, 증기발생기, 가압기와 같은 주기기와 대형 원전의 거대 콘크리트 돔(dome)인 격납 건물까지 하나의 모듈(module)에 집약시킨 원전이다. 크기는 대형원전의 150분의 1 수준으로 작다.

뉴스케일의 SMR에는 냉각재 펌프가 없으며, 외부의 전력이 끊기더라도 냉각재를 계속 순환시킬 수 있어 안정성이 뛰어나다. 특히 대형 원전의 방사선 비상계획구역은 통상 원전을 중심으로 반경 16㎞ 지역으로 설정되는 반면, SMR은 가로, 세로 230m 수준으로 범위가 매우 좁기 때문에 부지 확보에도 매우 유리하다.

두산중공업의 SMR 관련 첫 수주는 미국의 발전사인 UAMPS가 미국 아이다호주에 추진 중인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총 720㎿ 규모인 이 프로젝트는 60㎿급 SMR 12기로 구성되며 오는 2023년 건설에 착수해 2029년 상업운전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내년부터 주단소재, 주기기 등을 본격 수주하고 제작에 착수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SMR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은 편이다. 테네시강 유역 개발 공사(Tennessee Valley Authority)는 클린치강 부지에 SMR을 건설하기 위해 NRC로부터 지난해 12월 사전 부지 허가(Early Site Permit)를 승인 받았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워싱턴 주, 와이오밍 주, 뉴멕시코 주, 아리조나 주 등도 SMR 원전 건설에 관심을 보이며 뉴스케일이 각 주 정부와 SMR 원전 건설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며 "미국 외 영국과 캐나다, 요르단, 루마니아, 체코 등이 뉴스케일의 SMR 도입에 깊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어 추가 수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뉴스케일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 (제공=두산중공업) 2020.08.31 syu@newspim.com

소형 원전 뿐 만 아니라 최근 송전망 개통연결에 성공한 아랍에미리트(UAE) APR1400을 필두로 전통적인 대형 원전 수주 기대감도 높다. 대량의 전력 생산이 절실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여전히 대형 원전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8조원 규모로 지어지는 1000~1200㎿ 원전 1기 건설을 따내기 위해 두산중공업을 비롯해 한국수력원자력, 대우건설이 수주 전담팀인 '팀코리아'를 꾸려 수주전에 나섰다. 올 연말 발주 예정으로, 우리 정부가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수주 기대감이 높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오는 2030년까지 약 22조~34조원을 투입해 2,8GW 규모의 원전 2기를 건설하기로 했다. 두산중공업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팀코리아'는 사우디와 인접한 UAE 원전사업의 성공적인 완수 경험을 토대로 수주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해 말 낙찰자가 결정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등으로 발표가 미뤄지고 있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협력 관계인 사우디가 민감한 원전 발전 사업을 경쟁국인 중국이나 러시아 등에 내 줄 가능성은 낮아 우리나라의 수주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며 "원전 주기기 제작에 우리나라에서 두산중공업을 비롯한 100여개 협력업체들이 참여하는 만큼 대규모 원전 사업 수주는 국제 경쟁력 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전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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