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국내 항공사들이 추석 황금 연휴에도 불구하고 명절 특수를 누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휴가철 뿐만 아니라 설·추석 명절은 해외 여행객 증가로 항공업계의 중요한 '대목'으로 꼽혔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사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해외 노선이 꽉 막힌 상황이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은 각종 할인 혜택으로 국내 여객 수요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국내 여행도 자제해 달라는 정부 권고에 울상이다.
[영종도=뉴스핌] 이형석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한 인천공항 출국장 탑승수속 카운터. 2020.09.16 leehs@newspim.com |
30일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 추석 연휴인 이날부터 다음달 4일까지 5일간 예정된 국내 공항의 항공기 총 운항 편수는 9204편으로, 하루 평균 1841편 꼴이다.
4일 연휴였던 지난해 추석기간(9월 12~15일)에는 총 1만721편이 운항해 하루 평균 2680편이 운항했다.
일일 운항 편수로 따지면 올 추석 연휴기간 항공기 운항은 작년 추석보다 31.3% 줄어드는 셈이다. 여기에 올해 계획된 운항편도 예약과 현지 사정에 따라 취소될 가능성이 높아 실제 운항 편수는 이보다 더 줄어들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하늘길이 대부분 막힌 데다, 정부가 고향 방문 자제를 권고하며 항공 이용객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 추석 연휴 국내 공항(인천공항 제외) 예상 이용객은 78만명으로, 작년 추석 보다 24%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국제선의 감소 폭이 더 크다. 총 5959편, 하루 평균 1490편 비행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총 2402편, 하루 평균 480대로 지난해 대비 67.8% 감소했다.
지난해 각각 225편, 48편이 운항했던 김포공항과 청주공항의 국제선은 올해 아예 한 편도 운항하지 않는다. 김해·제주·대구·무안공항의 올 추석 국제선 운항도 작년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 하루 평균 1124편이 운항했던 인천공항 국제편도 올해 457편으로 59.3% 줄었다.
항공사들은 매출 비중이 높은 중국을 비롯해 일본, 동남아 등 해외 노선이 막히자 국내선 수요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항공사들은 작년 추석보다 올 추석 국내선 항공편을 더 늘려 잡고 있다.
작년 추석에는 총 4762편, 하루 평균 1191편이 국내 공항을 오갔지만, 올해에는 총 6802편, 하루 평균 1360편의 운항을 계획한 상태다. 하루 평균 14.3% 가량 더 늘린 수치다.
여기에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고객을 잡기 위한 할인 혜택도 적용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추석 연휴 부산~광주 임시편을 운항하고, 제주항공 국내선 왕복 항공권을 삼성카드로 결제할 경우 최대 1만원의 할인 쿠폰을 적용 받을 수 있다.
진에어도 다음달 11일까지 국내선 항공권을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10% 할인 카드를 꺼냈다. 에어서울도 지난 24일부터 청주~제주, 김포~제주, 김포~부산 노선을 대상으로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항공 수요가 살아났다고 하더라도 추석 연휴 기간 예매율이 60% 안팎을 맴돌고 있어 예전과 같은 큰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코로나 여파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항공업계 보릿고개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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