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올해 미국과 중국의 기술기업 기업공개(IPO)가 봇물을 이룬 반면, 유럽은 그 수가 절반도 되지 않는 등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유럽 신생업체도 자본이 넘치고 규제가 덜한 뉴욕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CNBC뉴스는 19일(미국 동부시간) 자본시장 조사업체 피치북 자료를 인용, 올해 유럽에서 벤처캐피털이 투자한 기업의 IPO 건수는 26건(규모 67억달러)으로 미국(70건·1118억9000만달러)과 중국(92건·728억달러)에 비해 각각 절반, 3분의 1도 안 된다고 보도했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 내부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이 같은 대조적인 양상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스포티파이(Spotify)나 결제업체 애드옌(Adyen) 등이 상장에 나섰던 2년 전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이에 대해 밸더튼캐피털의 슈랑가 찬드라틸레이크 총괄 파트너는"유럽의 기술기업 상장이 미국과 아시아에 뒤쳐졌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IPO를 고민하는 기업 다수가 유럽 거래소보다 뉴욕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유럽 내 기술기업 IPO가 부진한 이유 중 하나로 자금 조달의 '규모(scalability)' 문제가 거론된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유럽의 스타트업은 IPO 전 투자금 모집 단계 '시리즈E'나 그 앞 단계인 '시리즈D'에서 확보한 자금이 미국 스타트업의 각각 13%, 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직원들에게 자사주 매입 권리를 부여하는 스톡옵션에 대한 복잡하고 까다로운 유럽의 규정도 IPO 제한 요인으로 언급됐다. CNBC는 "유럽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유럽의 스톡옵션 규정이 미국보다 파편화됐고 (기업에) 덜 우호적이라고 불평한다"고 했다.
맥킨지는 "이러한 문제는 유럽의 스타트업들이 출구전략을 모색할 때 (외연) 확장에 대한 지출을 너무 적게 하는 등 (스스로) 위험을 제한하려고 한다"며, "어떤 경우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에도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려 하지 않고, 거액의 후속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로 미국 경쟁업체에 인수되는 것을 택하기도 한다"고 했다.
비록 뉴욕이나 상하이보다는 부진하지만 유럽에도 IPO를 목전에 둔 기술기업이 여럿 있다. CNBC뉴스는 유럽 스타트업 전문 웹사이트 '시프티드(Sifted)'를 인용, 송금 업체 트랜스퍼와이즈(TransferWise), 사이버보안 회사 다크트레이스(Darktrace)를 주목할 곳으로 소개했다.
스웨덴 전자결제 업체 클라나(Klarna)도 주목 대상으로, 이 회사는 지난달 10억6000만달러의 기업가치를 적용받고 신규 자금을 조달했다.
한편 영국 전자상거래 업체 허트그룹(The Hut Group)은 지난 9월 런던증권거래소 기업공모로 9억2000만파운드를 조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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