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를 지휘하는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박 지검장은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 입장문'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수사 지휘 배제가 선듯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 지검장은 22일 오전 검찰 내부 게시판인 이프로스에 '라임 사태에 대한 입장'이라는 글을 통해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며 "이제 검사직을 내려 놓으려 한다"고 밝혔다. 박 지검장은 지난 8월 11일 서울남부지검장에 부임해 '라임 사태' 수사 지휘를 맡아왔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박순철 서울남부지방검찰청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 서울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10.19 alwaysame@newspim.com |
박 지검장은 "이 사건은 많은 사람들에게 1조5000억원 상당의 피해를 준 라임 사태와 관련해 김OO(김봉현 전 회장)이 1000억원대 횡령, 사기 등의 범행으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다는 것이 본질이고 로비 사건은 그 과정의 일부일 뿐"이라고 말했다.
박 지검장은 또 "국정감사를 앞두고 김씨의 2차례에 걸친 입장문 발표로 그간 라임 수사에 대한 불신과 의혹이 가중되고 있고 나아가 국민들로부터 검찰 불신으로까지 이어지는 우려스러운 상황까지 이르렀다"며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남부지검장으로서 검찰이 잘못 비춰지고 있는 것에 대해 더는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지휘 배제의 주요 의혹인 검사·야당정치인 비리에 대해 검찰총장이 수사 지휘를 제대로 했는지 부분과 관련해 박 지검장은 "검사 비리는 이번 김씨의 입장문 발표를 통해 처음 알았기 때문에 대검에 보고 자체가 없었고, 야당 정치인 비리 수사 부분은 5월 경 전임 서울남부검사장이 격주마다 열리는 정기 면담에서 면담보고서를 작성해 검찰총장께 보고했다"며 "그 이후 수사가 상당히 진척됐고, 8월 31일 그간의 수사상황을 신임 반부패부장 등 대검에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지검장은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에 따라 서울남부지검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그런데 검찰총장 지휘 배제의 주요 의혹들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지검장은 "이미 지난 주말부터 별도의 전담팀을 구성해 수사에 착수했고 수사지휘에 따라 대검과 상의 없이 독자적으로 엄정하게 수사하는 것만 달라졌을 뿐 진실을 있는 그대로 파헤쳐 나갈 것"이라며 "또한 검찰총장 가족 등 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는, 그 사건 선정 경위와 그간 서울중앙지검의 위 수사에 대해 검찰총장이 스스로 회피해왔다는 점에서 선듯 납득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 지검장은 "이번 라임 사건도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되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진행될 것"이라며 "그런데 이렇게 정치권과 언론이 각자의 유불리에 따라 비판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남부지검 라임수사팀이 어떤 수사결과를 내놓더라도 그 공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검찰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아오지 못 했다"며 "검사장의 입장에서 국민들께 매우 송구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전 회장은 16일 옥중 자필 입장문을 내고 현직 검사 3명을 접대했으며 이중 1명은 서울남부지검 라임 수사팀에 합류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21일엔 두 번째 입장문을 통해 도피 당시 검찰 도움을 받았고, 1000만원 상당 술접대를 했던 검사들은 과거 대우조선해양 수사팀 동료이며 정치권 로비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는 편파적으로 진행됐다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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