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21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이란이 오는 11월3일 미국 대통령선거에 개입하려 했다고 밝혔다.
이날 존 랫클리프 DNI 국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유권자 등록 정보가 이란에, 그리고 별도로 러시아에 입수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미국 유권자 등록 정보는 대부분 공개된다. 그러나 랫클리프 국장은 이란이 관련 정보를 이용해 유권자를 위협하고 사회적 불안을 부추기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 고안된 이메일을 보냈다고 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랫클리프 국장이 언급한 메일 중 예로 이날 발송된 것이 있다고 한다. 해당 메일은 친(親)트럼프 대통령 단체 '프라우드 보이즈(Proud Boys)'에서 온 메일처럼 가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일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에 강력한 경제 제재를 부과하고 있으며, 앞서 미국 정보기관들은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를 주시해왔다.
러시아가 유권자 정보를 어떻게 활용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19일 2016년 대선에 개입한 러시아 군 정보기관인 정찰총국(GRU) 소속 6명을 기소하는 등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라고 있다고 본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외국 세력의 선거 개입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수상쩍은 메일을 받았을 경우에는 의심을 가져 달라고 미국민에게 당부했다.
이날 비공개 브리핑을 받은 미국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을 주려 했다는 랫클리프 국장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MSNBC와 인터뷰에서 "이란과 더 많은 경우에서의 러시아의 의도는 우리 선거 신뢰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떨어뜨리기 위함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유엔 주재 이란대표부 대변인은 이란이 미국 선거에 개입하려 했다는 랫클리프 국장의 발언을 부인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대변인은 "이란은 미국 선거에 개입하는 데 관심이 없다"며, 특정 결과도 선호하지 않는다고 했다.
존 랫클리프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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