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삼성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건네받고 회삿돈을 횡령하는 등 혐의로 징역 17년을 확정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2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의 상고심에서 징역 17년에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8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재판부는 "횡령 내지 뇌물수수의 사실인정과 관련한 원심 결론에 잘못이 없다"며 이같이 판단했다.
대법은 또 이 전 대통령과 검찰이 항소심 재판과정에서 각 제기한 보석취소결정 및 구속집행정지 재항고에 대해서도 모두 기각했다.
다만 구속집행정지 기간이 대법의 재항고 결정 때까지여서 재항고 판단 결과와 상관없이 실형을 확정 받은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25일 석방 이후 8개월여 만에 재수감됐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다스 비자금 횡령과 삼성 뇌물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월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02.19 mironj19@newspim.com |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992년부터 2007년까지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DAS) 자금 약 349억원을 횡령하고 삼성전자로부터 받은 다스 미국 소송비용 119억원을 포함해 총 163억원의 뇌물을 받는 등 혐의로 2018년 4월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이 전 대통령 혐의 16개 가운데 7개를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15년과 벌금 130억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82억원을 명령했다. 삼성이 대납해 준 소송비 뿐 아니라 이필성 전 우리금융 회장과 김소남 전 의원에게 받은 23억원,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게 받은 국정원 돈 10만 달러 등 85억원을 뇌물로 인정했다.
뿐만 아니라 다스가 이 전 대통령 소유라고 판단하면서 '다스 실소유주 논란'에도 종지부를 찍었다.
검찰은 이후 항소심 과정에서 삼성이 대납해 준 다스 소송비용 51억원을 뇌물 혐의로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 변경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이 받은 뇌물이 총 119억3000만원이라고 주장했다.
2심은 이같은 검찰 주장 등을 토대로 뇌물 혐의 인정액을 94억원으로 판단, 이 전 대통령에게 1심 보다 무거운 징역 17년에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800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과정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보석 허가 등 석방을 둘러싼 이 전 대통령과 검찰의 법적 다툼도 논란이 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구속상태였던 이 전 대통령을 2019년 3월 6일 석방했는데 이듬해 2월 19일 실형 선고로 보석취소를 결정하면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재집행됐다.
이 전 대통령 변호인 측은 엿새 만인 2월 25일 이같은 보석취소 결정에 대한 재항고를 했고 법원은 같은날 이를 받아들여 구속집행정지를 결정했다.
검찰은 이같은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결정에 반발해 재항고했다.
대법은 안철상 대법관 주심으로 이 사건을 심리한 결과 재항고를 기각하며 "고등법원이 한 보석취소 결정에 대해서는 집행정지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최초 판시했다.
대법은 "고등법원 결정에 대한 재항고에 일률적으로 집행정지 효력을 인정하면 보석허가나 구속집행정지 등 1심 법원이 결정했다면 신속한 집행이 이뤄질 사안에서 고법이 결정했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인을 신속히 석방하지 못하게 되는 부당한 결과가 발생하게 된다"고 판단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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