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 운명이 오늘(30일) 결정된다. LG화학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분할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의 결정에 따라 '홀로서기'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LG화학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부문의 물적 분할 여부를 결정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의 모습. 2020.08.27 kilroy023@newspim.com |
배터리 사업부문 분할 안건은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동의를 얻어야 통과될 수 있다.
LG화학은 ㈜LG와 특수관계인이 약 30%, 국민연금이 10.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은 약 40%, 소액주주는 약 1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주식 보유 비율을 보면 분할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만 30%로,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동의를 얻는 것 까지는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다만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선 외국인 투자자들의 압도적인 지지가 필요하다. 10.2%를 보유한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 쪽에 섰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27일 "분할계획의 취지 및 목적에는 공감하지만,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며 반대 이유를 밝혔다.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과 동아제약의 박카스 분할 때도 반대 뜻을 명확히 한 바 있다.
여기에 배터리 부문으로 LG화학이 큰 이익을 얻을 것이란 기대를 걸었던 일반투자자들이 분할에 반발하고 있어 찬성표 획득이 원활하지는 않다.
결국 변수는 LG화학 분할을 바라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선에 달렸다.
통상 외국인투자자들은 의결권자문사들의 권고안을 바탕으로 찬반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글로벌 의결권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를 비롯해 대신지배구조연구소,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 대부분의 국내 자문사들도 찬성을 권고한 상황.
이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 대부분이 찬성표를 던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LG 지분과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 여기에 소액주주가 절반만 찬성하면 출석 표의 3 분의 2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
LG화학은 배터리 부문을 떼어냈을 때 생기는 장점을 주주들에게 호소하며, 무난한 통과를 기대하고 있다. 배터리 부문을 분할했을 때 더 많은 투자와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해 주주들에게도 이익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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