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통째로 인수하기로 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들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진에어와 통합하기로 하면서 중복 사업인 지상조업, IT서비스, 발권서비스 자회사들 역시 통폐합될 가능성이 높다. 골프장 등 유휴 자산은 조기 매각해 유동성 확보에 나선다.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통합.."동북아 최대 LCC 탄생"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향후 하나의 회사로 합쳐지면서 양대 항공사 자회사들의 통폐합 작업이 시작될 전망이다. 하나의 항공사로 운영될 경우 지상조업사나 IT서비스 자회사를 중복으로 보유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현행 공쟁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2년 이내에 처분해야 한다. 이 같은 규정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복잡하게 얽히게 된 한진그룹 지배구조를 손 볼 필요가 있다.
산업은행과 국토부, 대한항공이 지난 16일 밝힌 통합 계획에 따르면 우선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한진칼 자회사인 진에어와 통합한다. 향후 한진칼이 '통합 대한항공'과 '통합 진에어'를 지배하는 구조다.
김상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 "LCC의 통합 형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작업이 이뤄진고 난 후 합병 후 통합관리(PMI) 계획 수립 후 구체화된다"며 "통합 LCC는 지방 공항을 기반으로 영업이 이뤄질 전망으로 앞으로 대한항공과 채권단이 구체적인 통합계획을 수립할 때 검토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지상조업·IT·화물·발권 자회사 통합 절차 밟을 듯
아시아나항공은 LCC 외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개발, 아시아나에어포트와 아시아나IDT(76.22%), 아시아나세이버(80%)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아시아나개발은 인천공항의 화물터미널 운영, 아시아나에어포트는 지상조업, 아시아나IDT는 IT서비스, 아시아나세이버는 항공예약서비스 업무를 각각 맡고 있다.
한진그룹도 항공사업에 필요한 업무를 자회사들이 나눠맡고 있다. 화물운송은 한국글로발로지스틱스시스템(트랙슨)이, 지상조업은 한국공항, IT서비스는 한진정보통신, 발권서비스는 토파스여행정보가 맡는다. 토파스여행정보는 한진칼이, 트랙슨과 한진정보통신, 토파스는 대한항공이 최대주주다.
이에 따라 업무가 중복되는 ▲한국공항-아시아나에어포트 ▲트랙슨-아시아나개발 ▲한진정보통신-아시아나IDT ▲토파스-아시아나세이버가 각각 통폐합될 가능성이 높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 통폐합에 이어 남은 자회사들의 통폐합도 자연스럽게 진행될 전망이다"고 전했다.
◆금호리조트 골프장 등 유휴자산은 조기 매각해 유동성 확보
아시아나항공 손자회사격인 금호리조트는 대한항공에 넘기지 않고 조기에 매각한다. 최근 골프장 매물이 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면서 제3자에 매각해 유동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금호리조트가 보유한 아시아나CC만 2000억원 안팎으로 거래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리조트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가치는 총 5000억원대다.
한진그룹도 그룹사가 영위하고 있는 비핵심 자산이나 저수익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핵심 역량인 수송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송현동 부지와 왕산마리나 지분, 칼호텔네트워크 소유의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부지 등 유휴 자산을 매각해 유동성 확보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 골프장, 리조트와 같은 항공사 운영과 연관이 없는 사업은 조기에 매각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이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지분도 매각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9월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사업 관련 게이트고메코리아 지분 40%, LSG 스카이셰프코리아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9월 말 기준 장부가액은 각각 858억원, 86억원이다. 122억원 상당의 올니폰항공 지분 0.09%도 보유하고 있다.
용인 아시아나CC 전경 [제공=아시아나CC 홈페이지] |
◆구조조정 우려에 노조 반발..한진 "일터 지킬 것"
자회사 통폐합에 따른 구조조정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직원들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 양사 노조는 "코로나19로 세계 항공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 신규 노선 개척, 항공서비스의 질적 제고에 여유 인력을 투입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증진한다는 목표는 현실성이 없다"며 "동종 업계 인수는 중복인력 발생으로 인한 고용불안을 초래할 수 있으며, 항공산업 전반으로 확산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합병 반대 입장을 내놨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전날 "통합 이후 무엇보다 양사 임직원들의 소중한 일터를 지키는 것에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양사 임직원들이 모든 처우와 복지를 차별없이 동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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