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올 3분기 중 가계신용이 15분기만에 사상 최대 규모로 확대됐다. 정부의 연이은 주택 가격안정화 대책에도 '영끌'(영혼 끌어모아) 대출을 이용한 부동산 거래가 활발했던 탓이다. 특히 신용대출은 정부 주담대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와 생계자금 대출로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0년 3분기중 가계신용 잔액(잠정)이 전분기 대비 44조9000억원(2.7%) 증가한 168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가 규모는 2016년 4분기(46조1000억원) 이후 역대 최대이며 증가율 역시 2016년 4분기(3.6%) 이후 최고치다. 전년동기대비로는 131조6000억원 늘었다. 2017년 3분기(122조7000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자료=한국은행] |
2016년 하반기에는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규제가 완화됐다는 시점이었음 감안하면 지금은 오로지 시장 수요가 가계신용을 끌어올렸다고 볼 수 있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2016년 4분기 당시와 올해 3분기를 비교해보면 주택매매와 전세거래가 활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당시엔 주담대 규제가 완화되는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가 있는 모습에서는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잔액은 1585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9조5000억원 불었다. 이 역시 2016년 4분기(41조2000억원) 이후 역대 최대치다. 작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131조9000억원 증가했으며 이는 2017년 3분기(112조6000억원) 이후 가장 컸다.
이중 주택담보대출은 17조4000억원 증가하며 2016년 4분기(24조2000억원) 이후 최대폭 증가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22조1000억원 증가하며 작년 연간 증가액(23조1000억원)에 근접했다. 이는 역대 최대규모다. 신용대출 증가액이 주담대를 상회한건 2017년 4분기~2018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신용대출이 급증한데는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 투자 수요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송 팀장은 "3분기 중 주택매매, 전세거래량이 올해 2분기와 작년 3분기보다 늘었다. 이 가운데 주택자금과 주식자금 수요가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있었다. 코로나 19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도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기관별로보면 예금은행은 주담대와 기타대출이 모두 증가 규모가 확대되면서 전분기(14조4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26조원까지 늘었다.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기타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증권사, 보험사 등 기타금융기관 역시 주담대 증가폭이 축소됐음에도 기타대출이 크게 늘면서 증가폭이 커졌다.
판매신용은 전분기 대비 5조4000억원 증가한 96조6000억원을 나타냈다. 9월말 추석 연휴로 인한 자금 결제 이연에 따른 계절적 특성이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코로나19로 비대면 채널인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2분기 연속 증가했다.
오는 30일부터 1억원 이상의 고액 신용대출 대상으로 한 규제 강화가 시행되지만 대출 증가세가 완화될지는 불투명하다. 송 팀장은 "대출 증가 속도는 정부의 각종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주택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고 주식거래 자금수요가 있어서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증가 속도에 대해서는 유의할 필요가 있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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