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일선 고등검사장들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정지를 재고해달라며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장영수 대구고검장은 26일 오전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최근 검찰 상황에 대한 일선 고검장들의 의견'이라는 공동성명을 올리고 추 장관을 향해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강화라는 검찰개혁 진정성이 왜곡되거나 폄하되지 않도록 현재 상황과 조치에 대한 냉철하고 객관적인 평가와 판단재고를 간곡하게 건의 드린다"고 밝혔다.
이 글에는 △조상철 서울고검장 △강남일 대전고검장 △장영수 대구고검장 △박성진 부산고검장 △구본선 광주고검장 △오인서 수원고검장 등 6개 일선 고등검찰청 검사장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지난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지난 24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직무 집행 정지를 명령을 내리면서 징계도 청구했다. 법무부 장관이 현직 검찰총장의 직무를 배제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이날 직무 집행정지 명령이 내려진 윤 총장이 즉각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20.11.25 pangbin@newspim.com |
이들은 "법무·검찰의 갈등 표출이 계속되는 점에 관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검장들은 검찰 과거 업무에 대한 공과 과를 명확히 인식하고 있으며 시대 변화에 걸맞게 검찰도 변화해야 한다는 점에 이견이 없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검찰총장의 임기 제도는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정치 외풍을 차단하고 직무 독립성 확보를 위해 마련된 법률적 장치"라며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행사에서부터 직무 집행정지에 이르기까지 많은 논란이 빚어지는 이유는 일련의 조치들이 총장 임기제를 무력화하고 궁극적으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신중함과 절제가 요구되고 절차와 방식이 법령에 부합하며 상당성을 갖춰야 한다"며 "최근 몇 달 동안 수차례 발동된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는 신중함과 절제를 충족했는지 회의적"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일부 감찰 지시 사항의 경우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와 재판에 관여할 목적으로 진행된다는 논란이 있고 감찰 지시 사항과 징계 청구 사유가 대부분 불일치한다는 점에서도 절차와 방식, 내용의 적정성에 의문이 있다"고 비판했다.
또 "징계 청구의 주된 사유가 검찰총장의 개인적 사안이라기보다는 지휘 감독과 판단 등을 문제 삼아 직책을 박탈하려는 것은 아닌지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고검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는 윤 총장 직무정지로 총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 법무연수원장인 배성범 고검장, 고기영 법무부 차관 포함 총 9명이다.
조 차장검사는 전날 저녁 서울 강남 한 식당에서 추 장관에 조치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예정됐던 고검장 모임을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고위 간부인 이들이 추 장관의 윤 총장 직무정지 조치를 비판하면서 이날 예정된 전국 일선 검찰청 평검사회의에서도 추가적인 비판 성명 등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추 장관은 이같은 검찰 내부의 집단 반발에도 오는 12월 2일 윤 총장의 징계심의기일을 개최해 윤 총장에 대한 징계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윤 총장은 전날 서울행정법원에 추 장관의 직무집행정지를 멈춰달라며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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