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KDB생명의 매각 작업이 연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의 '아픈 손가락' KDB생명이 새 주인을 찾게 된 것은 무려 10년 만에 일이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빅딜에 이은 성과로 산은의 구조조정 행보가 한층 속도를 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KDB생명 본사 2020.03.30 0I087094891@newspim.com |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이르면 오는 30일 사모펀드(PEF) 운용사 JC파트너스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산은과 JC파트너스가 오랜 논의 끝에 협상을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안다"며 "이르면 연내 늦어도 연초에는 매각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JC파트너스는 올해 초 진행된 KDB생명 매각 본입찰에 유일하게 입찰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KDB생명 매각이 '3전 4기' 도전 끝에 가시화된 것이다.
하지만 지난 달 우선협상자 지위가 끝나며 시장에서는 KDB생명 매각 불발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JC파트너스가 지난 10월 말까지 세 차례나 자금조달 시한을 연장했음에도 돈을 구하지 못한 탓이다.
우여곡절 끝에 JC파트너스는 최근 국내외 개인투자자 자금을 포함해 1500억원을 확보해 본계약 체결을 위한 조건을 맞춘 것으로 전해진다.
KDB생명의 매각가는 5500억원 수준이다. 산은이 지난 2010년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을 인수하고 투입한 자금이 총 1조원에 달하지만 날로 악화되는 보험업 상황을 감안하면 적당한 가치로 평가된다.
JC파트너스는 우선 KDB생명 구주(92.73%) 2000억원 규모를 산은과 우리은행 출자를 통해 사들인다. 3500억원은 신규 발행 주식을 통해 추가로 매입하는 방식인데 JC파트너스는 최근 확보한 1500억원을 통해 1차 자본확충에 나선다. 나머지 2000억원은 인수 후에 진행하는 2차 자본확충까지만 조달하면 된다.
JC파트너스는 KDB생명을 공동재보험 회사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공동재보험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받은 저축보험료의 일부를 재보험사에 넘겨서 운용하는 제도다. 원보험사는 수수료를 내지만 그 대가로 금리 변동 등의 위험을 재보험사에 넘길 수 있다.
산은이 4번의 도전 끝에 KDB생명의 새 주인을 찾게 된 배경에는 이동걸 회장이 자리했다. 산은은 이전 3차례에 걸쳐 매각을 시도했지만 헐값 매각 논란을 의식해 투입비용에 가까운 약 1조원의 가격을 고집해왔다.
하지만 이 회장은 올해를 KDB생명 매각의 '적기'로 판단하고 매각가를 대폭 낮춰서라도 반드시 매각을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왔다. 4번째 매각마저 실패하면 앞으로 추가 매각 시도 자체가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KDB생명 매각의 마지막 단계에 돌입한 상태"라며 "연말까지 종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산은으로선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작업이 원만히 추진되는 가운데 '아픈 손가락'인 KDB생명을 연내 매각할 경우 구조조정 업무에 대한 부담감을 덜고 혁신기업 육성 등 새로운 신사업에 도전할 수 있는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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