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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대선 전초전' 4·7 보궐선거, 남발되는 정책들

기사등록 : 2021-03-02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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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마다 반복되는 부동산·복지정책 실효성 논란
여야, 서울·부산 경쟁적 정책은 예산 낭비 우려도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4·7 보궐선거의 막이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앞서가던 박영선 예비후보가 우상호 의원을 꺾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금태섭 후보를 앞서는 등 여야의 유력 후보들이 예상대로 순항 중이다.

이번 보궐선거는 차기 대선의 향배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방선거와 대선, 총선 등 전국 단위의 선거에서 4연패한 국민의힘은 단단히 설욕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서울·부산 등 1500만 유권자의 선택을 받는 4·7 보궐선거의 승리를 바탕으로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부각해 대선 승리를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승리를 지키겠다는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도 절박하다. 행정 권력과 국회 180석의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헌법 개정 외에 모든 것을 할 수 있지만, 부동산정책 실패를 대표하는 경제 면에서의 비판 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

차기 대선주자 순위에서 여권 후보들이 대부분 앞서가는 추세지만, 문재인 정부에 대한 야권의 비판 여론이 힘을 얻으면 대선 구도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때문에 여야의 경쟁은 점차 과열되고 있다.

특히 대표 공약인 부동산 정책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반값 아파트 등 5년간 30만호 공급,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5년간 74만호,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는 10년간 70만호 공급,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5년간 36만호 공급을 약속하는 등 후보들은 경쟁적으로 공급 확대를 약속했다.

그러나 이는 정치권 내에서도 여러 비판을 받고 있다. 분양과 임대를 합쳐 지난 15년 동안 서울시가 공급한 물량이 총 10만호, 1년에 7000여호에 불과하다. 더욱이 그동안의 재개발로 서울시에 추가적으로 공급할 부지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 후보들이 내놓고 있는 공약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서민들의 현실을 반영한 복지정책도 논란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의 1억원대 결혼·출산 지원 공약이 여야 후보들 사이에서 '나경영'(나경원 후보를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에 빗댄 말) 비판이 이어지면서 설전이 오갔다.

나 후보는 토지임대부 주택에 입주한 청년이 결혼(4500만원 지원)과 출산(4500만원 지원)을 할 경우 대출이자를 서울시가 대납해 1억1700만원에 이르는 현금 지원을 하겠다고 한 것이 빌미가 됐다. 그러나 다른 후보들의 현금지원 공약도 적지 않다.

각 캠프에서는 재원을 면밀히 계산했다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조원에 이르는 재원이 필요하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물론 복지 확대는 필요하다. 지난해 국내 인구가 사상 처음 자연 감소하는 등 국가적 위기감은 높아지고 있다. 인구 축소가 당초 정부가 예측한 것보다 빨리 시작됐고, 이 상태가 지속되면 잠재성장률이 저하되고 이에 따라 복지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게 된다.

서민들의 고통 누적이 저출산과 결혼포기로 이어지는 이같은 현상을 빨리 되돌리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대한민국이 지도상에서 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지난 한해 저출산 대책으로 45조원을 썼는데도 초저출산 추세가 사라지지 않는 등 양보다 더 중요한 건 복지 정책의 정확성과 효력이다.

대선판까지 여파가 이어지는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는 엄청난(?)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장기비전에서 나오는 정확한 대책이 아니라면 후보들의 공약은 또 다른 돈 낭비가 될 수도 있다. 정책은 지금이 아닌 미래를 내다보고 해야 하는 것이 옳다. 정치가 다음 세대에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를 고민하는 지난한 고통의 작업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지금 보궐선거에서 보여지는 정치는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 우리 모두에게 진정성 있는 공약의 검증이 필요할 때다. 

dedanh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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