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동료인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6월을 선고받은 전직 서울시장 비서가 항소심 첫 재판에서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하며 피해자와 합의를 원한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9부(문광섭 부장판사)는 18일 준강간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모(41) 씨에 대한 항소심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동료 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전 박원순 서울시장 비서실 직원 정모씨가 지난해 10월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피해 여성은 박 전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소한 동일인으로 알려졌다. 2020.10.22 dlsgur9757@newspim.com |
이날 정 씨 측 변호인은 "1심의 형이 과중하다는 양형부당으로만 항소했다"며 "피고인은 항소심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에게 사죄하고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한 기일만 더 속행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앞서 정 씨는 1심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를 추행한 사실 일부를 인정했다. 다만 직접적인 간음이 없었고 피해자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자신의 범행 때문이 아니라며 준강간치상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해왔다.
이날 피해자 측 변호인으로 법정에 나온 김재련 변호사는 "피고인 변호인이 피해자 측에 합의 관련 의사를 전해왔다"며 "내용을 피해자에게 알려줬는데 현재까지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이 합의할 의사는 없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내달 22일 다음 재판을 열기로 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 씨는 서울시청 비서실에서 근무하다 지난 4·15 총선 전날인 지난해 4월 14일 술에 만취한 피해자 A씨를 성폭행해 6개월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PTSD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정 씨는 사건 직후 직위해제됐다가 지난달 파면 처분을 받았다.
1심은 정 씨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6월 및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1심 재판부는 "술에 취해 항거불능 상태의 피해자를 간음해 상해를 입힌 사안으로 죄질이 좋지 않고 직장 동료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2차 피해가 상당하고 피해자가 사회에 복귀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재판부는 특히 "A씨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인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정신과 치료를 받은 근본적 원인은 이 사건"이라며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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