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패션·뷰티 업계 전반에 '고용 위축'이 현실화됐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삼성물산 패션·LF·한섬 등 국내 패션 대기업 3사와 '뷰티업계 2위'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정규직(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임직원 수가 전년보다 대폭 감소했다.
반면 팬데믹 사태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써 내린 LG생활건강(LG생건)은 5개사(社) 가운데 유일하게 고용을 늘렸다.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2021.04.02 yoonge93@newspim.com |
◆ 삼성물산 패션·LF·한섬, 정규직 줄고 비정규직 늘어
지난해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업계에서는 고용 감축 바람이 불었다. 삼성물산 패션·LF·한섬 등 국내 패션 대기업 3사의 정규직 임직원 수는 총 3927명에서 3617명으로 300여명이 감소했다. 지난해만 전체 직원의 7%가 짐을 싼 것이다.
패션업계 인력 감축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360억원의 영업손실로 4년만에 적자 전환했다. 이에 삼성물산 패션 부문 임직원 수는 2019년 1450명에서 지난해 1291명으로 159명이 퇴사했다. 빈폴스포츠 사업 철수와 빈폴액세서리 온라인 전환 등이 임직원 수 감축의 원인으로 꼽힌다.
LF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 774억원으로 전년보다 수익성이 11.6% 쪼그라들자 임직원 수를 큰 폭으로 줄였다. 2019년 1052명에 달했던 임직원 수는 지난해 937명으로 감소했다. LF 임직원 수가 1000명 이하를 밑돈 것은 2016년 이후 약 4년만이다.
LF의 인원 감축은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의 철수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기업 중 가장 양호한 실적을 거둔 한섬 마저 임직원 수를 2019년 1425명에서 1389명으로 줄였다. 한섬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보다 4.2% 감소한 1021억원으로 패션업계에서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대기업 3사에서 정규직 310명이 퇴사한 사이 비정규직은 오히려 42명이나 늘었다. LF의 경우 비정규직은 34명에서 54명으로 20명 증가했고 한섬은 32명에서 69명으로 37명이 늘어났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경우 유일하게 비정규직을 줄였다. 비정규직은 2019년 81명에서 66명으로 15명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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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뷰티 업계 쌍두마차의 엇갈린 횡보...아모레 희망퇴직 vs LG생건, 채용 확대
임직원 감축 바람은 패션 업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아모레퍼시픽의 정규직 임직원 수는 2019년 5749명에서 지난해 5622명으로 127명이 줄었다. 아모레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1945년 창사 이후 75년만에 처음으로 희망 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아모레 측은 코로나19 장기화를 주요 실적 부진 이유로 꼽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아모레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6년부터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고 있다.
한때 1조원을 바라봤던 영업이익은 이미 코로나 영향 이전이었던 2016년 8481억원에서 지난해 143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매출 역시 4조4321억원을 기록해 2015년(4조7666억원) 수준으로 회귀했다.
반면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에도 흔들리지 않고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 치우면서 16년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성장하는 대기록을 세운 LG생건은 고용을 늘렸다.
LG생건은 2019년 4371명에서 204명의 인재를 채용해 정규직 임직원 4575명을 보유하게됐다.
한편 지난해 LG생건은 매출 7조8445억원 영업이익 1조2209억원, 당기순이익 8131억원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LG생건은 화장품 부문에서 뷰티와 데일리뷰티 사업부를 합산한 전체 매출 5조5524억원, 영업이익 9647억원을 거두며 아모레를 꺾고 사상 최초로 뷰티 업계 1위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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