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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온스 vs 지엘라파, 러시아 백신 놓고 신경전…속내는?

기사등록 : 2021-04-2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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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온스글로벌, 기존 컨소시엄 별개로 계약 체결
지엘라파 '반발'...휴온스에 컨소시엄 배제 통보
CMO시장 연평균 14% 성장, 제약업계 '미래'
수주 자체로 글로벌 경쟁력 '입증' 경쟁 치열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제약·바이오업계 위탁생산(CMO) 사업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 업체간 사업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백신 공급물량 부족 사태가 벌어지면서 국내 도입 예정이 없는 러시아 백신을 놓고도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국내 도입 계획 없는 스푸트니크V 백신, 업체간 '신경전' 왜?

2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지엘라파와 한국코러스는 전날 스푸트니크V 생산을 위한 컨소시엄에서 휴메딕스를 제외한다고 밝혔다.

휴온스글로벌의 자회사인 휴메딕스가 지난 16일 러시아 국부펀드(RDIF) 측과 지엘라파 컨소시엄과 별개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스푸트니크V 생산을 위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이에 앞서 하루 전인 지난 15일 지엘라파 컨소시엄도 RDIF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휴온스글로벌이 두 건의 계약에 연달아 포함된 셈이다.

지엘라파 컨소시엄은 한국코러스를 비롯해 휴메딕스와 안동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 바이넥스, 보령바이오파마, 이수앱지스, 종근당바이오, 큐라티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휴온스글로벌이 자체적으로 꾸린 컨소시엄은 휴메딕스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보란파마가 참여한다.

지엘라파 측은 "컨소시엄의 구성원 중 하나인 휴메딕스가 어떠한 상의도 없이 다른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행위는 상호간의 신의를 저버린 행위로서 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내부 논의 결과 '컨소시엄 배제'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휴온스글로벌은 "지엘라파 측으로부터 통보는 받았지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반면 지엘라파 측은 계약 과정을 따져보겠다는 입장이다.

◆스푸트니크V EU 승인 아직, 국내도 도입계획 없는데..

러시아에서 개발한 스푸트니크V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예방 백신으로 승인을 받은 백신이다.

지난 19일 러시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스푸트니크V' 접종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감염예방효과가 97.6%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RDIF는 이런 결과를 다음 달 의학지에도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세계적 의학지 랜싯을 통해 발표된 스푸트니크V 예방 효과는 91.6%였다.

현재 스푸트니크V 사용을 승인한 국가는 러시아를 비롯해 60여개국으로 알려져 있지만, 러시아를 제외한 유럽에서는 스푸트니크V 승인을 내놓고 있지 않다. 러시아 측에서 실시한 임상 결과를 아직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의약품 평가 기구인 유럽의약품청(EMA)도 이달 초부터 심사에 들어갔으나 연내 승인이 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현재 유럽의약품청(EMA)이 승인을 낸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4개사의 백신이다.

우리나라도 스푸트니크V 백신 도입 계획은 아직 없다. 정부가 최근 국내 제약사가 오늘 8월이면 해외에서 승인된 백신을 대량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스푸트니크V 도입 가능성도 불거졌으나 이에 대해서 선을 그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어제(15일) 발표한 내용은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과 관계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2일 오전 서울 마포구보건소에서 한 의료진이 백신 분주를 하고 있다. 2021.04.02 mironj19@newspim.com

◆국내 도입 계획 없는 러시아 백신에 민감한 이유는?

그럼에도 국내 제약사들이 스푸트니크V 위탁생산에 뛰어드는 이유는 CMO 사업 자체에 대한 향후 성장 가능성을 높게 샀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및 컨설팅 기관 프로스트&설리번(Frost&Sullivan)에 따르면 글로벌 CMO 시장 규모는 지난해 133억 달러로, 연평균 13.7% 성장해 2025년 253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CMO 사업으로 성장한 대표 케이스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백신 공급물량 부족 사태가 벌어지면서 백신 위탁생산 사업이 또 다른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CMO 사업을 따내기 위해서는 의약품 제조 과정에 필수적인 품질관리 역량은 물론 제조원가 경쟁력, 적시 생산·공급을 위한 경쟁력, 안정적 수주역량이 필수"라며 "백신을 포함한 CMO 사업 수주 자체가 세계 수십곳의 기업들과의 경쟁을 이겨낸 결과로, 글로벌 제약사들에게 기업 역량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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