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울 비판해온 당내 서열 3위인 리즈 체니 하원 의원총회 의장을 12일(현지시간) 축출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12일(현지시간) 비공개 회의를 열고 체니 의원을 의원총회 의장에서 쫓아냈다. 이날 결정은 구두 표결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WP는 공화당의 체니 의장 축출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도전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면서 공화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2022년 중간 선거 승리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지지층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체니 의원의 부친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이자 공화당 안팎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던 딕 체니 전 부통령이다. 이날 축출 결정은 전통의 미국 공화당이 사실상 '트럼프당'으로 전락했음을 시사하고 있는 셈이다.
체니 의원은 지난해 대선을 계기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불화를 빚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패배에 승복하지 않고 제기한 선거 조작설에 대해 "아무런 근거가 없는 거짓 주장으로 드러났다"며 반발했다.
또 지난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들의 의회 난입 사태를 비판하면서 공화당 의원 9명과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에도 이를 문제삼은 트럼프 충성파들은 이를 문제삼아 체니 의원을 축출하려 했으나 당시 표결에선 반대(145표)가 찬성(65표)보다 훨씬 많았다.
리즈 체니 하원의원이 의사당에서 기자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1.05.13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전한 인기와 극성 지지층을 바탕으로 백악관 재도전 의지를 구체화하면서 공화당에서도 내년 중간 선거 승리와 정권탈환을 위해선 트럼프 전 대통령 중심으로 결집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해졌다.
결국 트럼프 충성파인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가 앞장 서서 체니 의장 축출에 다시 나섰다. 매카시 하원대표는 공공연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싫다면 공화당 지도부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압박했다.
한편 체니 의원은 전날 의회 신상 발언을 통해 "공화당의 연방 법무부, 주정부의 대대적인 조사에도 불구하고 지난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법치를 망치는 길에 당이 동참하는 것을 침묵 속에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직 대통령이 선거를 탈취하기 위해 의사당 침탈을 부추기고, 선거 사기를 주장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공했다.
체니 의원은 이날 의장직에서 축출된 뒤에도 기자들에게 "우리는 진실을 바탕으로 가야한다. 큰 거짓말과 미국 헌법을 같이 끌어 안을 수는 없다"면서 "미국은 보수주의에 기반한 공화당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전직 대통령(트럼프)이 다시는 백악관 집무실 근처에 얼씬 못하도록 모든 일을 할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 반대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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