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올해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코넥스 무용론이 수그러들지 않는 모양새다. 반면 동학개미 열풍에 힘입어 대어급 기업들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은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정자문인과 투자자 기본예탁금 부담 완화 등을 통해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넥스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0곳'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총 34곳(스팩·재상장 제외)이 입성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신규 상장 신청서를 제출한 기업은 이성씨엔아이㈜가 유일하다.
코넥스 시장의 최근 일평균 거래대금은 1월 108억원, 2월 79억원, 3월 68억원으로 감소세를 이어가다 지난달 111억원을 기록했다.
[자료=한국거래소] |
코넥스 시장은 2013년 성장 초기의 중소·벤처기업의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설립됐다. 출범 첫해 45개사로 시작해 2014년 34개사, 2015년 49개사, 2016년 50개사로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며 성공적으로 자리잡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2017년 29개사, 2018넌 21개사, 2019년 17개사, 2020년 12개사로 하향세를 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코스닥 입성 문턱이 낮아지자 코넥스를 통하지 않고 코스닥으로 직상장하는 기업이 증가하면서 코넥스가 외면받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 거래소는 코스닥 활성화의 일환으로 이익미실현 기업 상장(테슬라 요건 상장)과 성장성특례상장 제도 등을 도입한 바 있다.
이외에도 지정자문인 제도와 여전히 높은 기본예탁금이 코넥스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정자문인제도는 증권사가 특정 기업의 자문인이 돼 자본시장관련 법규 준수에 대한 자문·조언·지도, 공시 및 신고 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제도다. 코넥스에 신규 상장신청을 하기 위해 기업은 지정자문인 자격(인수업 인가)을 갖춘 증권사 1곳과 지정자문인 선임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지정자문인 수수료로 인해 기업들이 코넥스 상장에 부담을 느낀다는 비판이 나온다.
두 차례에 걸쳐 인하했지만 여전히 높은 기본예탁금도 시장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기본예탁금 제도는 개인 투자자가 코넥스 시장 상장주권 매수시 3000만원 이상을 예탁하도록 한 제도다. 금융위원회는 2015년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해 출범 당시 3억원에 달했던 기본예탁금을 1억원으로 낮췄다. 이후 2019년 기존의 1억원에서 3000만원으로 인하했다. 하지만 3000만원 규모의 기본예탁금은 여전히 개인투자자에게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에 거래소는 코넥스 시장을 살리기 위해 지정자문인과 기본예탁금 부담 완화를 추진, 금융당국과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정자문인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금융당국과의 협의를 거쳐 지정자문인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며 "하반기는 돼야 발표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현재 기본예탁금도 투자자들이 거래하기에 부담스러운 수준이기 때문에 완화할 예정이다. 참고로 파생상품에 투자하기 위해 내야 하는 예탁금이 1000만원인데, 이 부분을 고려해 벤치마크할 생각도 있다"며 "다만 이 역시 금융위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거래소는 자체적으로 공시체계 강화 컨설팅과 코스닥 이전상장 특화 교육을 준비 중에 있다. 코넥스 상장사 가운데 제대로 된 공시 체계를 갖추지 않은 곳이 상당수인 만큼 오는 7월부터 공시 강화 컨설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컨설팅은 올해 1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하며 내년부터 대상을 대폭 확대한다. 또 코스닥으로의 원활한 이전 상장을 위해 코넥스시장부가 코넥스 상장사를 대상으로 특화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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