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한국미니스톱이 2년 만에 다시 매각설에 휩싸였다.
최근 불거진 일본 불매운동 여파와 코로나19 여파로 실적부진이 심각해진 탓에 시장 안팎에서 한국미니스톱 매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매각이 현실화될 경우 편의점업계의 판도가 재편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사진=미니스톱] 2021.08.23 shj1004@newspim.com |
◆ '日불매운동·실적부진 여파' 한국미니스톱 재매각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미니스톱은 최근 한국미니스톱 인수에 대한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일본 이온그룹은 미즈호증권을 매각자문사로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일본기업 불매운동과 편의점업계의 경쟁 심화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자 결국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한국미니스톱의 매각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도 한국미니스톱은 2018년 11월부터 인수기업 찾기에 나선 바 있다. 인수 후보 대상자는 롯데의 세븐일레븐, 신세계 이마트24, 사모펀드 글랜우드PE 3파전으로 압축됐다. 이 가운데 세븐일레븐이 최고가를 써내, 가장 유리한 고지에 선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듬해 끝내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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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한국미니스톱의 매각설은 실적 악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국미니스톱의 매출은 2016년 1조1722억원에서 지난해 1조794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34억원에서 143억원 적자 전환했다.
여기에 2018년 이마트24에 '점포 수' 4위 자리를 내준데 이어 올해는 매출 규모도 하락했다. 한국미니스톱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600여개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이마트24의 점포 수는 5300여개에 달한다. 점포 수 차이가 2700개에 이른다. 시간이 갈수록 점포 수는 물론 매출에서도 격차는 점차 벌어지는 추세다.
한국미니스톱은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한 일본상품 불매운동에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한국미니스톱은 1997년 2월 12일에 상품연쇄화사업, 편의점 운영을 주목적으로 설립됐으며 최대주주는 일본 이온(AEON)그룹이다.
한국미니스톱이 일본계 편의점이란 인식으로 매출 증가에 따른 수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만큼 시장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국철수를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일각에서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니스톱 매각설은 앞서도 나왔다"며 "최근 불거진 일본상품 불매운동과 코로나19 여파까지 더해져 실적 개선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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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니스톱 누구 품으로? 경쟁업체 인수 가능성 ↑
매각 사실이 공식화된다면 한국미니스톱이 어느 회사 품에 안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보단 편의점 업체들이 이번 M&A에 관심을 둘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현재 국내 편의점시장은 GS리테일과 BGF리테일이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CU 점포수는 1만4923개로 1만4688개를 기록한 GS25를 제치고 업계 선두로 올라섰다. 양사의 점포수 격차는 235개다.
2019년 GS25가 점포수를 앞섰지만 지난해 들어 다시 순위가 뒤바꼈다. 만약 이들이 이번 인수에 성공할 경우 명실상부한 빅2 체제를 공고히 하게 된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각각 3,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1, 2위와 매장 수나 매출 측면에서 격차가 커 인수합병이 아니면 양강구도를 깨기는 쉽지 않다. 세븐일레븐이 현재 2600개의 매장을 보유한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한다면 1만여개의 매장을 보유, GS리테일, BGF리테일의 뒤를 바짝 쫓게된다.
이마트24의 경우 한국미니스톱 인수 시 여전히 편의점 업계 4위로 업계 순위변화는 없겠지만 몸집을 키우는 효과를 얻게된다.
그러나 이들은 아직까지 매각과 관련해 "전혀 의논한 상황이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코로나19 등 여러모로 경영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한국미니스톱 인수에 뛰어들 여력이 없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현재로썬 한국미니스톱의 매물 시장에 나오게되면 몸값은 약 4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편의점 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은 현시점에 4000억원이라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2018년 롯데 신세계 등과 사모펀드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가 마지막까지 매각 경합을 했을 당시에도 한국미니스톱의 몸값은 4000억원 안팎으로 거론됐는데, 이온그룹은 가격이 낮다는 이유로 매각을 백지화했다.
따라서 이온그룹이 한국미니스톱을 매물로 내놓는다고 해도 흥행에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재 한국미니스톱 매각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 미니스톱 측은 매각설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미니스톱 관계자는 "당사가 일본측에 확인한 결과, 이온그룹이 한국미니스톱의 매각을 추진한다는 사실은 명백한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shj10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