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SK에코플랜트(구 SK건설)가 내년 초쯤 플랜트 부문 내 사업부 매각을 완료할 방침이다. SK에코플랜트가 그간 환경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재무부담이 다소 높아졌지만, 이번 매각으로 현금사정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매각 방식은 공개 매각 대신 사모펀드(PEF)에 매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력한 인수 후보로는 이음프라이빗에쿼티(이음PE)가 거론된다. 반면 사모펀드운용사 한앤컴퍼니는 인수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2021.09.07 sungsoo@newspim.com |
◆ SK에코플랜트, 내년 초 에코엔지니어링 사업부 매각 완료예정
9일 건설 및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연내 이사회를 연 후 내년 초쯤 회사 에코엔지니어링 부문 내 사업부를 물적분할해서 매각하는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다만 일정은 확정되지 않아서 바뀔 수 있다.
물적분할이란 회사를 분할할 때 기존 회사가 지분을 100% 보유한 회사를 신설하는 형태로 이뤄지는 회사분할이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사업부 분할을 마친 후 해당 사업부문 경영권(지분 50%+1주)을 외부에 넘길 예정이다. 신설법인의 보통주를 매각하는 대신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추후 PEF의 투자 회수를 보장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상환전환우선주(RCPS) 투자는 벤처회사 신규 투자에 많이 활용되는 방식이다. 우아한형제들, 야놀자, 위메프 등 상당수 유니콘 기업들(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이 RCPS 투자를 받았다. RCPS는 상환권, 전환권, 우선권을 합친 주식이다.
투자자가 원금에 이자를 더해 투자금을 현금으로 회수할 수도 있고(상환권), 기업공개(IPO)시 정해진 가격으로 보통주로 전환할 수도 있다(전환권). 그리고 회사 청산이나 배당시 잔여재산 분배나 배당금 분배에 있어 보통주보다 유리한 '우선권'도 갖고 있다. 또한 벤처투자 실무 상 의결권과 신주인수권 역시 그대로 부여한다.
즉 RCPS는 보통주와 비교하면 의결권과 신주인수권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상환권, 전환권, 배당 및 잔여재산분배 우선권을 추가로 받는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보통주보다 RCPS를 선호한다.
물적분할 대상은 에코엔지니어링(화공플랜트, LNG 복합화력발전 등) 내 특정 사업부다. 반도체 분야는 제외한다는 얘기가 있지만, 어떤 사업부가 분할될지는 아직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 신설회사는 하이테크 엔지니어링 분야에 전문성 있는 회사로 성장할 계획이다. 반면 이를 제외한 SK에코플랜트는 친환경, 신에너지 사업에 계속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 사업부 매각가, 4500억~5000억 예상…회사 현금흐름 개선기대
이번 매각이 진행된 데는 SK에코플랜트의 현금창출력 저하가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지난 2015년 이후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계속 흑자였지만, 작년에는 적자(연결재무제표 기준 -511억9418만원)로 돌아섰다.
작년 한 해 당기순이익이 1053억원으로 1년 전보다 56.5% 줄었는데다, 매도가능증권처분이익(1554억원)·외화환산이익(1287억원) 등 현금 유입이 없는 수익이 많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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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SK에코플랜트는 환경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공격적 인수합병(M&A)을 진행하고 있다. 작년 환경시설관리(구 EMC홀딩스)를 1조원대에 인수한 데 이어 올해는 폐기물 소각업체인 클렌코, 새한환경, 대원그린에너지, 의료폐기물 소각업체인 디디에스(DDS) 주식 전량을 매수했다.
SK에코플랜트는 각 기업의 주식 전량(지분율 100%)을 인수하기 위해 약 4000여억원 자금을 투입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약 2000억원을 들여 폐기물 소각기업 3곳을 추가 인수했다. 이메디원, 도시환경, 그린환경기술이다. 이번 인수로 SK에코플랜트의 폐기물 소각 용량이 일평균 917톤에서 968톤으로 증가해 업계 1위를 공고히 하게 된다.
회사가 적극적인 M&A를 하면서 레버리지를 일으켜 부채비율도 빠르게 올라갔다.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SK에코플랜트의 부채비율은 지난 2019년 277.6%였지만 작년에는 432.1%로 높아졌다. 향후에도 SK에코플랜트가 친환경사업을 지속적으로 하려면 자금이 필요한데 재무부담이 다소 높아진 상태다.
김웅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SK에코플랜트는 작년 말 환경시설관리(구 EMC홀딩스) 인수자금 소요 등에 따라 차입규모가 증가했다"며 "주요 경쟁사 대비 열위한 재무구조 및 재무안정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가 이번에 플랜트 사업부를 매각하면 4500억~5000억원 정도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금은 SK에코플랜트가 친환경사업을 강화하는 데 든든한 실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거래가 끝나서 돈이 들어오면 현금흐름은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돈이 아니기 때문에 영업 현금흐름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 이음PE, 유력한 인수후보 거론…과거 유사 거래 'SK TNS' 진행
업계에서는 유력한 인수 후보로 이음PE를 거론하고 있다. 이음PE는 SK에코플랜트와 한 달 전부터 에코엔지니어링 사업부문 매각 협상을 본격적으로 해왔다. 협상이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음PE는 지난 2015년 SK에코플랜트 자회사 SK티앤에스(TNS)에 대해 비슷한 구조의 거래를 한 경험이 있다. 앞서 이음PE는 지난 2015년 SK에코플랜트 자회사 SK티앤에스(SK TNS)가 발행한 RCPS에 1600억원을 투입해 지분 50% 가량을 확보한 뒤 지난해 자금을 회수했다. 5년 만에 투자금을 모두 회수한 것이다.
SK TNS는 당시 SK에코플랜트(당시 SK건설) U사업부에서 자회사로 분리됐다. 이후 정보통신분야 전반에 걸쳐 최적화된 ICT 인프라 구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해왔다. 주로 그룹 내 기지국·중계기·광선로·전용망 등 통신망 공사를 전담했다.
이음PE가 SK TNS에 투자했던 방식은 이번에 분할될 SK에코플랜트 사업부 투자방식과 사실상 비슷하다. 이에 따라 이음PE가 거래 종결성 측면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SK에코플랜트가 아직 매각 대상자를 확정한 것은 아니다. SK에코플랜트는 연내 이사회를 거쳐 내년 초쯤 에코엔지니어링 사업부 매각을 완료할 방침이다.
사모펀드운용사 한앤컴퍼니도 인수 회사로 물망에 올랐지만 실제 인수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한앤컴퍼니 관계자는 인수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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