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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이슈+] "대선 악재인데"...곽상도 '손절' 두고 파열음 내는 국민의힘

기사등록 : 2021-10-02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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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무소속' 곽 의원직 제명 논의 최고위 소집
조수진 "아들 퇴직금이 범죄냐" 반발하며 불참
곽상도, 2일 오전 10시 기자회견 예고

[서울=뉴스핌] 이지율 기자 = 국민의힘이 곽상도 의원의 국회의원직 제명안을 두고 당내 분란에 휩싸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30일 곽 의원 건으로 심야에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하자 조수진 최고위원이 이 대표를 전두환 신군부에 빗대며 제명 의결을 반대하고 나서면서다.

곽 의원은 2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정가에서는 그가 스스로 의원직을 사퇴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곽 의원은 지난달 26일 자신의 아들이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이 불거진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50억 원을 받은 게 드러나자 국민의힘이 징계 절차에 들어가기 전 당을 탈당했다.

이 대표는 곽 의원 아들에 대한 제보를 미리 받았음에도 선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일자 곽 의원에 대한 제명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국힘게이트 꼬리자르기"라며 반대 기류를 보였던 여권이 곽 의원 제명에 적극적인 반응으로 방향을 틀면서 정작 국민의힘이 당내 반발에 부딪혀 논의를 이어가지 못 하는 모습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판교대장동게이트 특검법 수용 촉구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9.30 kilroy023@newspim.com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국회 의안과에 곽 의원에 대한 징계안 및 제명 결의안을 제출한 상태다. 서동용 민주당 의원이 제출한 징계안과 결의안에는 소속 의원들을 포함한 열린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 51명이 참여했다.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은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의 제명 징계 의결을 거쳐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우리 헌정 사상 국회의원의 강제 제명은 지난 1979년 10월 김영삼 전 대통령(당시 신민당 총재)의 사례가 유일하다.

만일 국민의힘 최고위에서 곽 의원 제명안이 의결되면 본회의에서 투표권을 가진 의원들이 의원총회를 통해 논의를 이어가게 된다. 

그러나 이 대표가 "제명하는 방향으로 의원들을 설득할테니 민주당도 특검을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
며 제명안과 대장동 특검을 연계시키자 '곽 의원을 제명할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형성됐다.

민주당이 특검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내부 반발을 무마하고자 곽 의원 제명안에 대한 결정을 여권에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밤 긴급 최고위를 열고 논의를 이어가려 했지만 조 최고위원이 곽 의원의 제명을 논의하는 최고위에 반대한다며 공개적으로 이 대표를 비판하면서 분란이 확산됐다. 

조 최고위원은 당시 국민의힘 의원 전체가 속한 단체 채팅방에 "이 대표가 추진한 긴급 최고위 안건은 '곽상도 의원 제명' 하나였음이 여러 군데서 확인됐기에 몇 가지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곽 의원 아들 퇴직금 규모를 떠나서 그 퇴직금이 범죄나, 화천대유의 불법 관련이 있나. 아들의 퇴직금이 논란이 된다는 이유로 아버지가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타당한가"라며 "그 논리라면, 아버지의 법 위반이 확인된 대표는 대표직을 유지하는 게 타당한가"라며 이 대표를 저격했다.

그러면서 "추석 연휴 후 미국에 다녀오면서 귀국 일성으로 이미 탈당한 의원의 제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타당한가"라며 "무소속 의원의 제명을 최고위가 의결할 수 있는가. 전두환 신군부도 이렇게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이 대표는 긴급 최고위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의 대장동 TF 관련 논의사항이 있어서 긴급 회의를 했는데, 모 최고위원이 오해를 한 것 같다"며 곽 의원의 제명 건으로 최고위를 개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장동 TF와 관련 상황 점검을 위해서는 최고위도 내용을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며 "전체적으로 특검을 관철시키기 위한 우리의 노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상당히 전략적인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이후 이 대표는 1일 새벽 페이스북을 통해 "상도수호 없다는 당 대표의 말이 나오기 무섭게 들이받을 기회만 노리고 있다가 바로 들이받고 기자들에게 언플(언론플레이)을 해대는 모습을 보며 무한한 자괴감을 느낀다"며 "대선을 앞두고 평소보다 반박자씩 빨라도 부족함이 있는 상황에서 전두환 신군부 소리 들어가면서 굳이 당무를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조 최고위원을 향해 "당신께서 하고 싶은대로 하라"며 "'곽 의원 아들 퇴직금 규모를 떠나 그 퇴직금이 범죄나, 화천대유의 불법과 관련이 있는가'라고 보낸 당신의 문자 그대로 들고 국민과 당원을 설득해보라. 남한테 훈계하듯 시키지 말고 직접하라. 저는 못 한다"고 일갈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들이 지난달 28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대선 경선 4차 방송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유승민, 최재형, 안상수, 하태경, 윤석열, 홍준표, 원희룡 후보. 2021.09.28 photo@newspim.com

두 사람 간 설전이 과열되자 당 대권주자들은 대선 정국임을 강조하면서 이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원희룡 대선 예비후보는 지난 1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에 상도수호는 절대 없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된다"며 조 최고위원을 향해 당 최고위를 나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원 후보는 "조수진 최고위원이 말한 일반적 눈높이는 어떤 기준인지 의문"이라며 "국민의 눈높이로 보았을 때 50억이라는 퇴직금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준석 당 대표의 결정에 이견이 있으면 최고위에 참석해 대화하면 된다"며 "조수진 최고위원처럼 최고위에는 참석도 하지 않고 외부에서 언론 플레이만 하려면 최고위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질타했다.

유승민 후보도 같은날 "조수진 최고위원은 50억원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안들리는가"라고 반문하며 "상도수호를 두고 왜 당 지도부가 분열을 보이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명분도 없는 일로 걸핏하면 당대표를 흔드는 행위는 흔들기를 위한 흔들기"라며 "분명히 경고한다. 상도수호 그만 두라"고 경고했다. 

하태경 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조수진 최고는 국민의힘과 함께 할 것인지 곽상도 의원과 함께 할 것인지 결단하라"며 "너무나 자명한 문제를 두고 조 최고가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우리가 떳떳하지 않고 어떻게 민주당을 비판할 수 있으며 국민들에게 정권을 달라고 호소할 수 있냐"며 "곽 의원 아들의 화천대유 50억 성과급이 노동의 공정한 대가인가? 상식적으로 설명이 가능한 액수인가"라고 반문했다.

홍준표 후보는 같은날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대장동 비리 주범과 설계자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인데, 거꾸로 우리가 의심을 받고 있으니 당으로서 얼마나 곤혹스럽겠나"라며 "(곽 의원) 본인이 알아서 처신을 잘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 국회가 국회의원을 제명하는 일은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 주로 있었다"며 "당 대표가 고심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홍 후보는 조 최고위원이 '곽상도 제명안'을 위한 긴급 최고위 참석을 거부하며 이 대표 아버지의 농지법 위반 문제를 거론한 데 대해선 "그 부분은 조 최고위원이 좀 과했고, 부적절했다"면서도 "당 지도부 내부 의견에 대해 대선 주자가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윤석열 후보는 캠프 명의 입장문을 내고 "곽상도 의원 아들의 거액 퇴직금 문제는 법적 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도저히 국민의 상식에 맞지 않는 것"이라며 "곽 의원이 스스로 하루빨리 거취를 결정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연일 대장동 게이트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며 "우리 당은 원팀으로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천=뉴스핌] 백인혁 기자 =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4월 23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항의 방문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04.23 dlsgur9757@newspim.com

곽 의원 제명을 둘러싼 당내 분열이 길어질수록 여권에 호재로 작용할 거라는 게 정치권 시각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곽 의원의 거취에 대해 미리 물밑 조율을 했어야 했다"며 "곽 의원이 의원직 사퇴를 결심하도록 사전에 정리해서 당이 단호한 결정을 하는 모양새를 만들었어야 하는데 순서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의원은 당대표가 임명한 자리가 아니다"라며 "국민으로부터 선출된 국민의 대표 기관을 그런 식으로 다루는 것 부터가 잘못됐다. 의총을 통해 공론을 먼저 모았어야 하는데, 관철도 못 시킬 카드를 먼저 불쑥 꺼내 놓고 수습도 못 하면 그게 무슨 지도부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곽 의원 아들에게 지급된 퇴직금 50억 원은 보험성 떡고물에 불과한 곁가지"라며 "대장동 게이트 본질에 대한 이슈를 벗어난 문제를 두고 당이 분열된 모습을 보이는 자체가 여당에 이득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곽 의원 아들 논란은 특히 일반 국민들에게 상당한 박탈감을 안긴 사안"이라며 "더군다나 대선 정국이기 때문에 지도부 입장에서 그냥 넘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 또한 "국민의힘이 제명안 이슈를 계속 끌수록 여당에 유리한 상황"이라며 "이재명 경기지사 연루 의혹으로 시작된 대장동 게이트가 야당으로까지 번진 상황에서 이 이슈를 계속 끌수록 국민의힘이 불리해진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곽 의원인 이날 오전 10시 예고한 기자회견에서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야권의 시선이 쏠린다.

jool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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