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정현호 신임 부회장에게 '새로운 삼성' 준비의 힘이 실렸다. 정현호 사업지원TF장(사장)은 7일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뉴 삼성'의 미래준비가 그의 승진만큼 무거운 역할로 부여됐다.
정 부회장의 역할이 커지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각 계열사 컨트롤타워 기능도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사업지원TF는 과거 미래전략실 해체 후 일부 기능을 이어받아 탄생한 조직이다.
7일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사업지원TF장을 맡고 있는 정 부회장이다. 이날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두 명 중 한 명이다. 직책도 사업지원TF장을 그대로 유지했다.
사업지원T/F는 과거 미래전략실의 기능을 일부 수행하며 전자 계열사 간 신사업 개발, 업무 조정 역할을 맡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 시절부터 삼성그룹 기획·전략통으로 일하며 총수일가의 신뢰를 받아온 인물이다.
정 부회장은 1960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MBA 석사를 받았다. 1995년 하버드대학에서 MBA 학위를 받아 이재용 부회장과 동문이다. 이 때문에 삼성의 차세대 핵심 경영진을 거론할 때 항상 등장하던 인물이다. 이번 인사로 그의 위상에 한껏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1983년 삼성전자 국제금융과에 입사한 정 부회장은 1988년 삼성 미래전략실의 전신인 삼성비서실 재무팀으로 옮겼다. 1995년부터 국제금융그룹장, IR그룹장, 경영관리그룹장을 거쳐 2003년 비서실의 후속조직인 전략기획실에서 전략지원팀 담당임원을 보냈다.
2011~2017년까지 미래전략실에서 경영진단팀장과 인사지원팀장을 연이어 맡으며 그룹 내 핵심 인사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래전략실 해체로 물러난 지 8개월만의 경영 복귀는 그의 그룹 내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2017년 3월 이 부회장의 구속과 미래전략실 해체로 당시 미전실 사장급 8명은 모두 사표를 제출했다. 이 중 그해 11월 사장단 인사에서 경영에 복귀한 건 정 부회장이 유일하다. 당시 인사에서 맡은 직책이 현재 사업지원TF장으로, 이 조직이 사실상 '제2의 미전실' 아니냐는 말이 나온 이유다.
과거 미전실은 계열사의 인사, 홍보, 법무 등 광범위한 범위를 컨트롤 했다. 반면 사업지원T/F는 투자, 인수합병(M&A) 등 계열사간 중요한 의사결정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정 부회장은 사업지원TF장을 맡으며 중장기 사업전략 수립 지원, 삼성전자 및 전자계열사간 시너지 발굴 등으로 사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정 부회장의 승진 관련 "부회장 승진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지원과 미래준비에 더욱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 부회장의 승진으로 그룹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삼성은 미전실 해체 후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 각 계열사별로 경쟁력 강화를 위한 TF를 운영하고 있다. 계열사별로 TF를 가동하다 보니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뉴 삼성' 도약을 위해선 과거와 단절하고 새 역할을 수행할 컨트롤타워 조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이번 인사에서 정 부회장 승진이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를 염두에 둔 인사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후속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정 부회장과 손발을 맞출 임원을 선임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후속 임원 인사 선임에 따라 사업지원TF의 역할이 좀 더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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