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우리금융지주가 23년 만에 공식적으로 완전민영화를 달성했다. 예금보험공사가 9일 우리금융 잔여지분 매각 거래종결을 완료하면서다. 정부 소유 금융사가 아닌 민간 금융사로 새 출발을 하게 된 우리금융은 증권사 인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비은행 계열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예보는 지난달 22일 우리금융 잔여지분 매각을 위한 입찰에서 낙찰자로 선정된 유진프라이빗에쿼티 등 5개사에게 이날 우리금융 주식 6794만1483주를 각각 양도하고, 그 대금으로 총 8977억원을 수령했다고 9일 밝혔다.
우리금융지주 본점. (사진=우리금융지주) |
이들에 양도된 우리금융 주식은 총 9.33%로, 유진프라이빗에쿼티(4%), KTB자산운용(2.33%), 얼라인파트너스컨소시엄(1%), 두나무(1%), 우리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1%)가 각각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예보는 이번 매각을 통해 우리금융지주에 투입된 공적자금 12조8000억원 중 12조3000억원을 회수하며, 회수율 96.6%를 달성했다.
우리금융 잔여지분 매각 절차를 종결하면서 예보의 지분율은 기존 15.13%에서 5.80%로 축소돼 우리금융의 완전민영화가 달성됐다.
23년 숙원이었던 민영화를 달성하고, 최근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으며 2조원 가량 자본규모가 늘어난 우리금융은 내년부터 보다 공격적인 비은행 계열사 강화 행보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은행과 가장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증권사 인수를 위한 물밑 작업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욱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도 3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매물 품귀 현상이 있기는 하지만 가장 시너지가 큰 증권사 인수를 먼저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우리금융이 만족할 만한 대형 매물이 없는 만큼, 1~2개의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해 성장시키거나, 우리금융의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우리종금은 증권사와 합병한 이후에도 10년간 본연의 업무를 겸영할 수 있다.
현재 우리금융의 인수 후보로는 SK증권, 유안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이 거론된다. 이 가운데 대만 유안타그룹을 대주주로 둔 유안타증권은 유력한 매물로 꼽힌다. 사모펀드회사(PEF) 투자조합이 대주주인 SK증권과 이베스트증권도 잠재매물 후보다. SK증권은 지난 2018년 대주주 변경을 위한 인수계약 체결 이후 3년이 지났기 때문에 인수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2008년 G&A 사모투자전문회사가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부터 꾸준히 매각설이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이 중장기적으로 보험사 인수에도 나설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보험사 잠재 매물로는 동양생명과 ABL생명 등이 물망에 올랐다. 다만 우리금융이 직접 보험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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