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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패스 제동] 의료비 지원 약속에도 '접종 선택권' 논란

기사등록 : 2022-01-0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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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백신 맞은 학생, 코피 흘리고 부작용 심해"
법원, 4일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 가처분 인용…파장 확대 여부 촉각
13~18세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 75.6%
백신 접종률 상승했지만, 안전성 논란 여전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박성준 기자 = "중학교 2학년 아들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 후 이틀 동안 못 일어나고 누워만 있었고, 이후에는 코피를 너무 많이 흘렸어요. 백신접종에 대한 선택권이 있었으면 안 맞게 했을 겁니다"

서울 중구에 거주하는 학부모 김모(46) 씨는 최근 중학교 2학년인 자녀가 겪은 백신 후유증으로 가슴을 쓸어내린 사연을 이같이 설명했다. 백신 부작용에 대한 의료비 지원 등이 발표됐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정부가 충분한 준비를 갖추지 못한 채 청소년 접종증명·음성확인제(방역패스)를 무리하게 추진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제공=교육부 wideopen@newspim.com

교육부가 5일 밝힌 '2022년 업무계획'은 학교의 정상화가 골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학습결손으로 국가경쟁력까지 약화될 수 있는 요인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를 위해 코로나19 백신접종 후 중증 이상 반응이 있는 만 18세 이하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의료비를 지원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12~17세 아동·청소년의 백신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 마련에 집중하며,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이 있을 경우 의료비(실비)를 지원하는 방식의 계획을 이달 중으로 세운다는 것이 핵심이다.

문제는 청소년 방역패스가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파장이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냐에 있다. 전날 법원은 청소년이 주로 이용하는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에 접종증명·음성확인제(방역패스)를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 집행정지(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앞서 교육부는 학생들의 충분한 백신 접종기간을 확보하기 위해 청소년 방역패스의 시행 시기를 오는 3월 1일로 조정하고, 3월 한 달을 계도기간으로 지정했지만 법원 결정으로 사실상 불투명한 상태가 됐다.

일단 정부는 청소년 방역패스가 중지돼도 백신 접종률은 높일 계획이다. 이날 '2022년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판결과 관계없이 학생, 학부모께 백신접종의 필요성·효과성 등 정보를 충분히 정보를 제공하고, 계속 홍보하면서 백신접종을 독려할 것"이라며 청소년 백신 접종 추진 계획을 밝혔다.

치료비는 특별교부세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별교부세는 중앙정부가 지자체에 일정한 조건을 붙이거나 용도를 제한해 나눠주는 지방교부세 중 하나다. 유 부총리는 "중증 이상반응 소아·청소년에 대한 의료비 지원을 성인보다 더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방안들을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 교육부는 백신 접종률을 높여 학교의 학습 환경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전날 0시 기준으로 13~18세의 1차 접종률은 75.6%, 2차 접종률은 52%로 전체 접종 대상자의 절반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된 학급당 28명 이상의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올해 1학기 전까지 총 979개교의 학급증설을 마칠 계획도 밝혔다. 2024년까지 과밀학급 해소에 총 3조원이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인턴기자 =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등 학부모 단체원들이 청소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2.13 hwang@newspim.com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여전히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청소년 백신 접종 제고와 방역패스 확대에 대해 학생·학부모는 백신 접종을 강제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접종 여부는 자율적인 판단을 존중하고, 방역 패스도 마스크를 벗지 않고 학교에 준하는 방역 조치를 취하는 시설의 경우 적용 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과 중학교 3학년 학생을 둔 박모(52) 씨는 "방역패스의 필요성 여부를 떠나 학생들에게 백신을 강제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독서실에 방역패스를 적용하면 학생들은 어디에서 공부해야 할지 답답한 상황이 생길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학부모는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이후 대응에 대한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며 "청소년 백신의 효과성과 부작용에 대한 인과성 등 과학적 설명 이외에도 다각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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