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이른바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곽상도 전 의원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게 금품을 요구했다는 정황이 담긴 '정영학 녹취록' 일부가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국일보는 이날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2019~2020년 김씨와 나눈 대화 녹취록 파일을 입수해 보도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인턴기자 = 대장동 개발 특혜·비리 의혹 사건 첫 공판이 열린 10일 오후 정영학 회계사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2.01.10 hwang@newspim.com |
녹취록에는 김씨가 대장동 사업 지구 내 A12블록 아파트 분양수익 420억원을 곽상도 전 의원 등 '50억클럽'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인물들과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인척인 분양대행업체 대표 이모 씨, 성남시의회 인사 2명에게 수익금을 나눠주려고 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된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는 2020년 3월 곽 전 의원, 박 전 특검, 권순일 전 대법관 등에게 각각 50억원씩 총 300억원을, 성남시의회 인사 2명에게 각각 15억원과 5억원씩 20억원을, 박 전 특검 인척 이씨에게 100억원을 주겠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또 김씨는 2020년 4월 정 회계사와 대화하면서 "병채(곽병채) 아버지(곽 전 의원)는 돈 달라고 그래. 병채 통해서"라며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던 아들을 통해서 금품을 달라고 요구했다는 취지로 얘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들 곽씨가 "아버지한테 주기로 했던 돈 어떻게 하실 건지"라고 하자, 김씨는 "한꺼번에 주면 어떻게 하느냐"며 "그러면 양 전무(화천대유 임원)보다 많으니 한 서너 차례 잘라서 너를 통해서 줘야지"라고 답했다.
이밖에도 녹취록에는 김씨가 공무원을 상대로 로비를 하면 아들 곽씨가 공무원들이 대장동 사업에 협조해주고 있는지를 파악해 김씨에게 보고하는 듯한 내용, 김씨가 공무원과 골프를 치는 등 접대하는 내용, 김씨가 언론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해당 보도에 대해 즉각 우려를 표명했다. 서울중앙지검은 "형사사건의 조서, 녹취록, 녹음파일 등이 그 맥락과 사실관계에 대한 정확한 확인 없이 외부로 유출될 경우 관련 재판과 진행 중인 수사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다"며 "사건관계인의 명예와 사생활에 대한 침해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기소 이후 법에 따라 증거기록을 피고인 측에 열람 및 등사해주고 있으며 법원 결정에 따라 녹음파일도 제공됐다"며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열람, 등사한 자료를 재판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유출'하는 경우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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