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로부터 30억원을 빌렸다가 갚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자금 흐름을 파악했고, 한진그룹은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조 회장이 은행 등 금융권이 아닌 개인에게 자금을 빌린 점은 석연치 않아보인다. 코로나19 이후 지난해 대한항공은 화물 등 영업 호조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이 오르는 등 경영상의 어려움은 크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김 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머니투데이 홍선근 회장이 차용증을 쓰고 김 씨로부터 30억원을 받아 지난해 7월 조원태 회장에게 빌려준 사실을 확인했다.
김 씨는 검찰 조사에서 홍 회장이 돈을 빌린 것에 대해 대장동 사업과 무관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회장은 김 씨의 언론사 선배로 대장동 개발 사업자들로부터 금품을 받거나, 받기로 한 '50억 클럽 의혹' 명단에 포함된 인물이다. 김 씨는 머니투데이 전 법조팀장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
김 씨와 홍 회장, 조 회장 사이의 돈 거래 정황은 이날 한국일보가 공개한 2020년 3월 31일 녹취록 대화에 담겨있다. 녹취록에서 김 씨는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에게 "조원태가 홍(선근) 회장 통해 돈 빌려달라고 한 거야. 처음에는 주식을 사달라고. 그래서 해주려고 그랬어"라고 말한다.
이에 정 회계사가 "개인적으로"라고 묻자, 김 씨는 "안 되는 거지. 차라리 한진 주식을 사서 밑질 것 같으면 다른 거 샀다가 팔았다가, 뺐다가 팔았다를 해서 정보를 아니까 밑지진 않는데"라고 언급한다. 수사팀은 이들의 이 같은 자금 흐름 의혹을 전체적으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 측은 조 회장이 홍 회장 측에 자금을 요청한 것이지, 김 씨와 거래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한진 관계자는 "조원태 회장이 지난해 7월경 세금 납부의 필요에 따라 단기적으로 자금 흐름이 어려워 지인에게 자금조달을 부탁해 그 지인이 홍 회장 측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홍 회장 측이) 이를 김 씨에게 부탁해 자금을 빌려 조달한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 회장은 해당 지인이 자금을 조달한 과정을 알지 못하며, 딱 20일간 사용하고 해당 지인을 통하여 이자를 포함한 원금을 상환했다"고 부연했다. 검찰 수사와 관련해선 "법적으로 문제 소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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