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 5조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국내 빅4 정유업계가 모처럼 활짝 웃고 있다. 국제유가가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수익지표인 정제마진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석유 수요도 팬데믹 이전으로 회귀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각 정유사의 실적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바닥을 찍었던 국제유가가 치솟고 있다. 코로나19 초기 배럴당 30달러대까지 내려갔던 국제유가가 최근 80달러 후반대까지 오르면서 2014년 10월(배럴당 87.31달러)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호주 멜버른의 정유시설 실루엣 [사진=로이터 뉴스핌] |
최근 국제유가는 상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위협, 아랍에미리트(UAE) 석유 시설 드론 공격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공급 불안이 고조된 영향이다.
이에 반해 올해 글로벌 석유 수요는 팬데믹 이전 상황으로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라 나오면서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19일 발표한 월간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석유 수요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EA가 예측한 원유 수요량은 하루 평균 1억230만 배럴로 기존에 예측한 9900만 배럴보다 330만 배럴 높다. OPEC도 하루 평균 1억80만 배럴로 지난 18일 발표한 월간보고서에서 예측했다.
석유 재고는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IEA는 "지난해 1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체 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석유) 재고가 1년 전보다 3억5400만 배럴 감소해 7년래 최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JP모건은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125달러, 내년 150달러를 넘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3분기 100달러, 내년 105달러를 전망했다.
정유4사 CI. [사진=각사] |
공급 불안과 수요 회복이 겹치면서 정제마진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항공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뺀 금액으로 업계에서는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이달 첫째주 5.9달러, 둘째주 6.0달러, 셋째주 5.5달러 등 5달러대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하반기 정제마진이 4~7달러 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정제마진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셈이다. 지난해 평균은 배럴당 3.7달러였다.
정유업계는 시장 상황에 맞춰 정제 설비가동률을 차츰 늘리며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올 한해 평균 기준으로 코로나19 이전인 82% 대를 회복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가장 최근 집계된 지난해 국내 정유사들의 1~11월 정제 설비 평균 가동률은 74%로 전년 동기(75.8%)와 견줘 1.8%p 떨어졌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11월(82.8%)과 비교하면 8.8%p 하락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정제마진이 9월 이후 회복됐기 때문에 연평균으로는 가동률이 높지 않았다"면서 "12월에는 평균 보다 높은 가동률을 기록했고 올해도 점진적으로 높아져 정유사들의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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