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국내 증시 역사상 사상 최대 규모의 횡령 사건의 중심에 선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 판결이 미뤄졌다. 시장에서는 3월 감사보고서와 내부통제 장치 마련 계획 등을 면밀히 살펴보기 위한 결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는 공시를 통해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 여부와 관련 "실질심사 대상여부 결정을 위한 추가조사 필요성 등을 감안해 당초 조사기간을 15영업일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스템임플란트의 운명을 결정짓는 실질 심사 대상 여부에 대한 판결은 2월 17일로 미뤄지게 됐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인턴기자 = 오스템임플란트의 자금 관리 담당자 이모 씨가 회삿돈 1880억 원을 횡령해 동진쎄미캠의 주식을 사들인 사실이 밝혀져 파장이 일고있다. 이번 횡령사건은 상장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현재 한국거래소가 오스템임플란트의 주식 거래를 중단해 주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4일 오전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사옥의 모습. 2022.01.04 hwang@newspim.com |
이번 연장 결정은 3월 감사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투자자 보호 차원의 조치로 읽힌다. 만일 3월 감사보고서에서 '의견 거절'을 받게 되면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게 돼 또 다시 거래가 정지된다.
감사보고서와 내부통제 개선 계획안을 꼼꼼하게 들여다 보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횡령 배임이 재발되지 않도록 내부통제 장치를 만들어와야 하는데 짧은 기간 동안 준비하기 힘든 부분이고 거래소도 이 부분을 추가적인 검토를 위해 연장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익명의 애널리스트는 "횡령 규모가 자기자본을 넘어서긴 했지만 2020년말 기준이고 현재 자금회수와 경찰수사가 진행 중이이라 확실히 자본잠식이라고 보긴 어렵다. 곧 작년도 순익 지표와 감사보고서도 나오니 거래소 쪽에서도 일단 추이를 지켜본 다음 결정하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사태는 이달 3일 오스템임플란트가 자금팀 직원인 이 씨의 횡령사실을 발견하고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는 사실을 공시하며 수면 위로 드러났다. 당초 횡령금액은 1880억원으로 알려졌지만 이씨가 235억원을 추가 횡령한 사실이 확인돼 2215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2020년말 자기자본 대비 108.18% 수준이다.
피의자 이 씨가 곧바로 붙잡히면서 자금회수 작업은 속도를 내고 있다. 24일 경찰은 2215억원의 횡령액 가운데 1414억원을 회수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시가총액 690억원에 해당하는 금괴 855kg이 회사로 환부 조치 했다.
한편, 실질 심사 대상 여부 결정이 유예됐지만 시장에선 내부 통제 시스템 부실이 드러난 만큼 실질 심사 대상에 오르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소가 실질심사 대상이라고 판정할 경우 20거래일 내에 기심위가 개최돼 상장폐지 여부를 판가름한다.
다음달 17일에 실질심사 대상 결론이 나온다고 가정했을 때, 오스템임플란트는 15거래일 내 개선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후 기심위는 회사가 제출한 자료를 검토해 20거래일 안에 회의를 연다. 전체 기간을 모두 활용하면 기심위 개최일은 4월 11일이다.
기심위가 내릴 수 있는 결정은 세 가지다. 상장유지, 상장폐지 그리고 1년 이내의 개선기간 부여다. 시장에서는 개선기간 부여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개선기간은 기심위와 시장심사위원회 통틀어 최대 2년을 줄 수 있다. 만일 기심위가 상장 폐지를 결정하면 3심 격인 코스닥 시장심사위원회로 안건이 회부된다. 시장심사위원회에서는 기심위와 마찬가지로 상장유지, 상장폐지 , 1년 이내의 개선기간 부여 가운데 판결을 내린다.
앞서 기심위는 2020년 11월 신라젠에도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한 바 있다. 1년의 시간이 흐르고 난 후인 작년 12월 신라젠은 개선계획 이행 내역서를 제출했지만 결국 기심위로부터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다. 신라젠은 현재 최종심인 코스닥 시장심사위원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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