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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상승 장기화…외식가격 공개에도 '속수무책'

기사등록 : 2022-02-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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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물가 상승률 5.5%…13년만 최고치
근원물가 상승폭 확대…물가관리 비상

[세종=뉴스핌] 성소의 기자 = 물가 쇼크가 장기화되면서 정부가 전방위적인 대응에 나섰다. 13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외식물가 상승률을 잡기 위해 품목별 가격을 공개하고, 올해 4월 말에 종료되기로 예정된 유류세 인하 조치도 연장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하반기부터 물가상승세가 안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하반기에도 고물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21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3.6%를 기록하면서 4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 외식물가 상승률 5.5%…13년만 최고치

특히 올해는 환경에 민감하지 않은 품목을 대상으로 산출하는 근원물가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외식물가 상승률은 5.5%를 기록하면서 12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2.01.24 romeok@newspim.com

갈비탕(11.0%), 생선회(9.4%), 소고기(8.0%), 김밥(7.7%), 햄버거(7.6%), 라면(7.0%), 치킨(6.3%) 등 조사 대상인 39개 외식 품목 모두 지난해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대외적인 여건에 영향을 많이 받는 품목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주도했지만, 대세가 바뀌면서 물가상승세는 서비스 가격으로 옮아 붙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농축수산물과 석유류의 오름폭은 3.6%로 축소됐다. 농산물은 한달새 5.4%에서 4.6%로 상승폭이 가라앉았고, 축산물과 수산물도 각각 14.7%에서 11.5%로, 0.7%에서 0.5%로 낮아졌다. 석유류 역시 지난해 12월 국제유가 하락 영향을 받아 오름폭이 24.6%에서 16.4%로 크게 축소됐다.

반면 지난달 외식물가를 포함한 개인서비스 가격 오름폭은 3.4%에서 3.9%로 커졌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의 상승폭 역시 2.7%에서 3.0%로 커졌다. 

◆ 근원물가 상승폭 커져…물가관리 비상

농축수산물은 정부가 공급물량을 조절하거나 할인쿠폰을 발행해서 가격 오름세를 잡아낼 수 있지만, 서비스 물가는 그렇지 않다. 한번 오르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전문가들이 근원물가의 상승세에 주목하는 이유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근원물가가 올랐다는 것은 수요 측면에서 유동성 확대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전반적인 수요 압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4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보였다. 개인서비스 물가도 3.9% 올랐는데, 그 중 외식물가가 5.5% 올라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생선회(9.4%), 쇠고기(8.0%) 등이 많이 올랐다. 사진은 5일 오후 서울 시내의 음식점 입간판의 모습. 2022.02.05 pangbin@newspim.com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정부는 '외식물가 공개'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23일부터 김밥, 떡볶이, 치킨 등 12개 외식품목을 프랜차이즈별로 가격을 볼 수 있도록 농산물 유통정보(KAMIS) 홈페이지에 매주 공표하고, 외식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된 '배달비'도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를 통해 배달 어플리케이션별로 비교가 가능하도록 공개하기로 했다.

고유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4월 말에 종료되기로 예정된 유류세 인하 조치의 연장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18일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석유류 가격이 국제유가 상승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유류세 20% 인하조치는 4월말 종료 예정이지만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소비자물가 안정을 위해 모든 정책역량을 투입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고공행진하는 물가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러한 고물가 흐름이 하반기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성태윤 교수는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유동성을 회수하는 작업이 필요하지만, 정부가 어떻게 정책적으로 대응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soy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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