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서울=뉴스핌]김근철 특파원·고인원 기자=러시아의 침공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의회가 친러 반군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를 제외한 전국에 국가비상사태 계획을 23일(현지시간) 밤 승인했다.
앞서 볼로드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국가안보국방위원회(NSDC)는 이날 국가비상사태 선포 계획을 발표하고, 의회에 승인을 요청했다.
로이터 통신은 비상사태 초안에 따르면 해당 조치는 24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일단 30일간 지속되며 상황에 따라 연장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올렉시 다닐로프 NSDC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와 루간스크를 제외한 전역에 비상사태가 선포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의 목표는 우크라이나 내부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가 지난 2014년부터 동부 돈바스 지역 내 자칭 도네츠크 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 인민공화국(LPR)에 비상 사태를 선포해왔던 만큼 해당 지역은 이번 비상사태 대상 지역에서 제외됐다.
국가비상사태가 선언되면 당국은 중요 기반 시설의 공공질서와 보안 강화, 특정 운송 수단에 대한 검문·검색 강화 등의 조치를 취할 권한을 부여 받게 된다.
친러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 도네츠크 지역에 탱크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다닐로프 위원장은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일부 지역에서는 통금령 등의 조치가 취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아직 국가총동원령을 발령할지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면서, 필요할 경우 이 조치도 취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국가총동원령은 국가 체제를 전시 동원 체제로 변환하고, 인적자원과 물자를 총동원하는 조치를 말한다.
◆ 우크라 지상군, 18~60세 예비군에 소집령 발효
또 이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군사공격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예비군 소집에 나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지상군은 이날 18~60세 예비군에 소집령을 발효했다. 최대 복무 기간은 1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지상군의 이 같은 발표는 전날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내린 예비군 소집령을 구체화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 의회로부터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파병 승인을 받은 뒤 예비군 소집령을 발령했다.
또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의회 일부 의원들은 정부가 계엄령을 선포할 것을 촉구했는데, 이는 러시아의 즉각적인 대응을 촉발시킬 수 있는 조치다.
이와 관련 다닐로프 위원장은 아직 그런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으나 필요하다면 계염령이 발동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계엄령이 발동되면 통행금지, 집회·시위 제한, 정당 및 사회단체 활동 금지 등의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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