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성소의 기자 = 새 정부가 출범하면 5년 간 이어져온 확장재정 기조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적극적 재정 역할을 강조해온 현 정부와 달리 새 정부는 '필요한' 재정 지출을 내세우며 재정정책 방향의 일부 변화를 예고했다.
정부 의지로 손 댈 수 있는 예산은 최대 10조원 깎고 법에 따라 지출규모가 정해진 의무지출도 필요에 따라 조정할 방침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하고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 시기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정부가 늘어나는 복지 수요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30일 자료를 내고 내년 예산을 마련하기 위한 재정지출 재구조화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63개 민간보조사업의 지출 재구조화를 추진한다. 정례적으로 시행되는 보조사업 연장평가의 경우 398개 사업을 대상으로 점검을 실시할 방침이다.
[서울=뉴스핌]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9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원회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2차 간사단회의에 참석, 위원들의 모두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2.03.29 photo@newspim.com |
앞서 정부는 내년도 예산편성 지침을 지난 2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하면서 기존 재정정책 방향의 변화를 예고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필요한 재정 역할의 수행'을 강조한 점이다.
문재인 정부는 적극적 재정 역할을 강조하며 5년 동안 확장적 재정 기조를 유지해왔는데 여기에 변화를 주겠다는 뜻이다. 확장적 재정정책은 정부가 불경기 때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지출을 늘리는 재정정책을 말한다. 정부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방역과 복지, 고용 지원 등에 지출을 대폭 늘려왔는데 그 규모가 재정수입보다 많아 국가채무가 불어나는 문제가 있었다.
현재 국가채무 규모는 1000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지난 1차 추경을 거치며 국가채무 규모는 1075조7000억원으로 불어났고, 앞으로 한차례 더 추경을 편성하면 110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경기 부양을 위해 필요한 지출이었지만 재정건전성이 악화됐고, 회복에 나서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높은 강도의 지출 구조조정에 나설 방침이다. 재량지출을 10% 감축하고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늘어난 예산들도 줄이기로 했다. 재량지출은 재정지출에서 의무지출을 제외한 나머지를 말하는데, 정부가 재정 여건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 법에 따라 지출규모가 결정되는 의무지출도 개편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문재인 정부의 간판 사업인 한국판 뉴딜사업도 퇴출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판 뉴딜은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와 고용 충격으로부터 회복하기 위해 2020년부터 정부가 추진한 사업으로 올해 33조7000억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내년 예산안 편성지침에는 '뉴딜'이란 단어가 등장하지 않는다.
이를 미루어봤을 때 새 정부가 출범하면 뉴딜 예산이 대폭 감축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2차 추경 논의 과정에서도 지출 구조조정 대상으로 한국판 뉴딜이 거론되고 있다. 그 밖에 방역지원 예산, 소상공인 긴급금융지원, 고용유지지원금 등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늘어난 예산들도 감축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내년도 예산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600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본예산 607조7000억원에 정부가 지난해 8월 발표한 2021~2025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제시한 연평균 총지출 증가율 전망치 5.5%를 적용하면 640조원 가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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