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저지를 위해 19년 만에 전국에서 모인 평검사 대표들이 "검수완박 법안은 국민 권익 구제를 막는 '범죄 방치법'"이라고 비판하며 더불어민주당의 법안 강행처리를 강력히 규탄했다.
전국 평검사 대표회의는 20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 1층 기자실에서 검수완박 법안 문제점 및 대응 방안 논의 결과를 브리핑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9일 오후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추진에 대응하기 위한 평검사회의가 열리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기자실에서 의정부 지검 윤경 검사(오른쪽)와 대전지검 김진혁 검사가 회의 개요 및 경위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2.04.19 pangbin@newspim.com |
평검사 대표는 "저희 평검사들이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논의하게 된 이유는 성폭력, 강력, 보이스피싱 범죄 등 국민들께서 일상에서 마주칠 수 있는 대다수의 민생범죄, 대형 경제범죄 등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범죄들로부터 국민을 더 이상 보호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절박한 심정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헌법은 검사의 수사권을 인정하고 강제수사를 위한 직접 영장청구권을 검사에게 부여했음에도 검수완박 법안은 헌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했다"며 "검사의 수사권과 영장 직접 청구권을 모두 박탈하는가 하면 경찰의 직접 영장 청구권까지 인정하고 있어 헌법에 반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수완박 법안은 검사가 기본적인 사실조차 확인할 수 없게 만들어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하고, 검사의 판단을 받고 싶어 이의를 제기해도 검사가 이를 구제할 수 있는 절차를 없애 버렸다"며 "구금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과오를 시정할 기회와 인권침해가 큰 압수수색 과정에서의 오류를 바로잡을 기회까지도 없애 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수완박 법안은 검사의 두 눈을 가리고 손발을 묶어 '범죄는 만연하되, 범죄자는 없는 나라'를 만들고, 힘없는 국민에게는 스스로 권익을 구제할 방법을 막아 결국 범죄자들에게는 면죄부를, 피해자에게는 고통만을 가중시키는 '범죄 방치법'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평검사 대표는 "검수완박 법안이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하며 선진국들이 기소와 수사를 분리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선진 민주국가 대부분이 경찰에 대한 통제기구로서 검찰 제도를 두고 있고 나아가 고도화·지능화된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검사의 수사 기능을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그간 검찰에 비판적이었던 법조계, 학계, 시민단체 등에서조차 사법 체계의 대혼란과 부패범죄 대응력 약화를 이유로 한목소리로 반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이러한 목소리에 귀를 닫고 아무런 대안도 없이 법안을 강행처리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고 걱정스럽다"며 "저희 평검사들은 심도있는 논의와 각계의 의견 수렴을 거쳐 국민의 공감대를 얻는 개혁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끝으로 평검사 대표는 "저희 평검사들은 수사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자체적인 노력을 지속하겠다"며 "국민들께서 중대범죄의 수사 과정에 참여하실 수 있는 외부적 통제장치, 평검사 대표들이 정례적으로 논의하는 내부적 견제장치인 '평검사 대표회의' 등 검찰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담보할 수 있는 여러 제도의 도입에 평검사들이 주체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전국 평검사 대표들은 전날인 19일 오후 7시 회의를 시작해 10시간이 넘는 밤샘토론을 거쳤다. 회의는 이날 새벽 5시10분경 마쳤다. 전국 18개 지검과 42개 지청에서 모인 평검사 207명은 검수완박 법안과 관련해 난상토론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평검사 회의가 개최된 전례는 수 차례 있었지만 전국 단위로 모인 것은 2003년 이후 19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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