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이창용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폭과 속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잇따라 인상하면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대출금리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일각에선 연말 기준금리가 2.5%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도 더욱 커길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에선 오는 5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한은이 또 다시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다. 시장에선 이 신임 총재가 취임한 만큼 한은이 본격적인 금리인상 행보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 총재가 인플레이션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밝혔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한번에 0.5%p(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기정사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후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2.04.21 photo@newspim.com |
이 총재는 지난 21일 온라인으로 열린 취임식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한층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 회복세도 기존 전망보다는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성장과 물가 간 상충 관계가 통화정책 운용을 더욱 제약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앞서 19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선 "인기가 좀 없더라도 선제적으로 금리 시그널을 줘서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낮추는 게 지금까지는 맞다고 본다"며 "시그널을 줘서 물가가 더 크게 올라가지 않도록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최근 8개월 사이 기준금리를 네 차례나 인상했다. 지난해 8월 금통위에서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0%의 기준금리를 0.75%로 0.25%p 올렸고, 같은 해 11월과 올해 1월, 4월에 걸쳐 0.25%p씩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기준금리는 8개월에 걸쳐 0.50%에서 1.50%로 1.00%p 뛰었다.
시장에선 이 총재가 첫 의사봉을 잡는 내달 추가 금리 인상에 이어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약 2.00%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일각에선 2.5%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안예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은행이 높은 물가에 대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보는 만큼, 5월과 7월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경기 하방 리스크에 대응해야하는 만큼 하반기보다는 상반기에 연준의 박자에 맞추어 빠르게 대응하는 방향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향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반영해 계산한 올해 말 적정 기준금리는 2.5~2.6% 수준"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기준금리 인상폭이 커질 경우 앞으로 추가 대출금리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지난 22일 기준 4대 시중은행의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신규취급액 COFIX 기준)는 3.97~6.39%,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3.42~5.35%, 신용대출 금리는 3.83~6.08% 수준이다.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연내 7%대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출자들 특히 코로나19로 대출 거래를 늘린 다중채무자나 자영업자, 취약계층, 영끌·빚투족 등을 중심으로 채무 상환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은이 올해 기준금리가 추가로 0.50%p 올려 연 2.00%가 되면 가계이자 부담 증가액은 약 20조원 정도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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