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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모 살해 감형 노린 명문대 졸업생 징역 15년 확정..."심신상실 아냐"

기사등록 : 2022-05-0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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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조현병 참작 징역 12년→2심 징역 15년
범행 뒤 119 전화·친모 가방서 차키와 현금 꺼내 운전
경찰 조사서 구체적 진술·구속 상태서 감형 의논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게임과 흡연 등으로 어머니와 갈등을 겪은 명문대학교 졸업생이 잔혹하게 친모를 살해하고 심신상실을 주장하자, 대법원이 1심 보다 무거운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심신미약 상태로 볼 수 있지만 사물 변별 및 의사 결정을 완전히 상실하지는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지난달 14일 존속살해 혐의로 원심 판결에서 징역 15년을 받은 권 모씨에 대한 상고심을 열어 상고를 기각했다고 3일 밝혔다. 또 권씨가 상고한 치료감호 청구에 대해서도 상고장의 이유 미적시에 따라 기각했다.

대학 입학 후 10년만인 2020년 2월 졸업한 권씨는 집에서 게임, 흡연, 암호화폐 거래 등으로만 시간을 보내다, 그해 12월 이를 걱정하는 친모를 흉기로 살해했다. 권씨는 범행 직후 친모의 승용차를 몰고 서울 청계천 다리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지만 구급대원에 의해 구조됐다.

쟁점은 권씨의 심신 장애에 대한 재판부의 인정 여부였다.

법원 로고[사진=뉴스핌DB]

권씨는 조현병 등으로 인해 사물을 변별한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사건 당일 새벽 1시부터 50분간 담배를 피우고 집에 돌아와 친모가 악마 같다는 생각에 살해를 결심해 주방의 가위로 친모를 수십회 찔렀다. 얼굴부터 머리, 허리, 엉덩이 등을 무참히 가해하며 잔혹성을 드러냈다.

1심 재판부는 권씨의 조현병을 양형에 유리한 정상으로 보고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사망에 이르기까지 극심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의 유족들도 평생 치유되기 어려운 정신적 충격을 입은 점 등에 비춰 피고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이후 권씨와 검찰은 양형이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1심 판결 보다 무거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사건 당시 심신미약 상태로 불 수 있지만 상실 상태까지 이르지 않았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조현병 내지 단기정신병적장애(Brief Psychotic Disorder)로 인한 망상과 환각증상의 영향으로 이 사건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있으나, 이를 넘어 심신상실의 상태에 이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범행 직후 119로 세 차례 전화한 점 ▲피 묻은 옷을 갈아입은 뒤 친모 가방 안에 있던 승용차 키와 현금을 빼 차량을 운전한 점 ▲대전에서 서울 청계천으로 이동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점 ▲경찰 조사에서 구체적으로 진술한 점 ▲구속 상태에서 누나와 접견해 감형을 의논한 점 ▲정신감정 결과 심신미약 상태로 나타난 점 등을 꼽았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이전에 일정 정도 정신적으 로 건강하지 않은 상태에 있으면서 피해자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기도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정신건강을 회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아니해 결국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르기에 이르렀다"고 질책했다.

대법은 "상고 이유에서 주장하는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원심이 피고인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people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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