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수영 기자 = 노동계 출신으로 관심을 모았던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4일 열린다. 여당이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송곳 검증'을 예고한터라 이 후보자의 청문회도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 후보자는 노사발전재단에 재직할 당시 비위 적발 및 리더쉽 논란과 경력 부풀리기, 전세대출금으로 딸 외제차 구매 등 각종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이 후보자가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으로 재임했던 2017년 4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재단에 내려진 징계 건수와 후보자 자신의 비위 적발에 대한 질타가 쏟아질 전망이다.
<뉴스핌>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이 후보자가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으로 있을 때 재단에 내려진 징계 처분은 총 35건으로 이 후보자의 취임 이후 2년 만에 4배 이상 늘었다. 연도별로 보면 이 후보자가 취임한 해인 2017년에 5건, 2018년에는 24건을 기록했다. 이는 구성원들의 부정수급 등 공직 기강 해이로 거듭 징계 처분을 받은 결과다. 실제로 2018년 징계처분 가운데 약 60%(14건)는 부정수급 건이다.
또한 이 후보자는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시절 사내 성추행 사건 처리를 지연시키고 관내 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개인 비위 등으로 고용부로부터 감사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고용부가 당시 이 후보자에 대한 해임 의견을 냈지만 재단 이사회는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더해 재단은 이 후보자 임기동안 부패방지 평가에서 2년 연속 '낙제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부의 기타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노사발전재단은 2018년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59.2점으로 '미흡' 등급을 받았다. 이 후보자가 재단 사무총장으로 재임한 지 1년 차에 받은 성적표다. 노사발전재단은 함께 평가를 받은 6개 공공기관 중 유일하게 2년 연속 미흡 등급을 받았다.
최근에는 이 후보자의 '경력 부풀리기' 의혹이 화두에 올랐다. 이 후보자가 지난해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초빙교수직에 지원하면서 노동계 활동 경력을 부풀렸다는 내용이다. 임용 지원서에 적은 30여년의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근무기간이 발목을 잡았는데, 한국노총을 떠나 있던 공백 기간(6년8개월)을 전체 기간에서 제외하지 않아 부풀리기 의혹이 불거졌다. 이 후보자는 이러한 지원서를 제출해 한국기술교육대 초빙교수로 들어갔으며 연 3000여만원의 임금을 받았다. 현재도 소수정예로 노사관계론을 강의하고 있다.
더불어 이 후보자가 노사발전재단에서 퇴직 후 억대 자문료를 몰래 챙겨왔다는 주장도 나왔다. 당초 이 후보자는 퇴직 후 삼성전자 자문위원으로만 활동한다며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하고 취업 적합 판정을 받았는데,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등 그룹 계열사까지 자문역을 맡아 고수익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이 후보자가 약 1년 4개월 동안 삼성 계열사 8곳으로부터 지급 받은 금액은 총 1억2000여만원이다.
이외에도 이 후보자는 노사발전재단 시절에 은행 대출금으로 딸에게 외제차를 구매해준 의혹을 받고 있다. 이 후보자가 2019년 재산 신고한 내역을 보면, 이 후보자 딸의 재산은 예금 약 1380만원이다. 이듬해 이 후보자 딸의 재산 목록에는 4500만원 상당의 수입차인 신형 벤츠 C200 모델이 추가됐다. 반면 2019~2020년 동안 이 후보자 딸의 재산은 증권 536만원이 추가됐고, 예금은 1309만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이 후보자 딸의 외제차 구매비용 출처를 두고 일부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 의문을 제기한 이유다.
같은 기간 이 후보자의 사인간채무는 6500만원에서 4500만원으로 줄었으며, 2020년에는 농협은행에서 2634만원을 대출했다고 신고했다. 사인간채무에서 빠진 금액은 딸의 수입차 가격과 같아 증여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해당 사인간채무에 대해 이 후보자는 2018년 재산신고 당시 은행 전세대출금을 전환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더군다나 이 후보자는 이번 국회 인사청문요청안에서 딸의 재산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증여 의혹은 더 커졌다. 그동안 이 후보자는 재산을 신고할 때마다 딸의 재산 내역도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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