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GAM

소아 급성간염 원인 코로나19 바이러스 가능성

기사등록 : 2022-05-17 15:22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간수치 상승 위험 큰 코로나19 후유증"
"면역체계 과민반응이 간손상 유발"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전 세계적으로 원인을 알 수 없는 어린이 급성간염 사례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소아 급성간염이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 3월 31일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첫 5건의 소아 급성간염 환자가 발생하면서다. 당초 어린이 급성간염 사례는 극히 드문 데다 동시다발로 발생한 점, A·B·C·D·E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은 점이 미스터리였다.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소아과 병원에서 코로나19 치료 받는 2세 영아. 2021.10.05 [사진=로이터 뉴스핌]

급성간염은 바이러스 감염 말고도 음주와 독성물질 중독으로 발생할 수 있지만 이래서 더욱이 어린이 감염은 드물다. 의사들은 아동 급성간염 사례가 일년에 많아야 4~5건이라고 말한다.

현재 세계 21개국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아동 급성간염 사례는 약 450건으로, 지난주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348건에서 또 늘었다.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ECDPC)에 따르면 어린이 환자 10명 중 1명은 간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할만큼 중증이다. 인도네시아, 영국, 아일랜드 등에서 최소 11명의 어린이가 급성간염으로 목숨을 잃었다.

WHO를 비롯한 의학계는 원인 규명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뾰족한 설명은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여러 추측이 난무했지만 아데노바이러스설(說)에 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연관설이란 신빙성 높은 주장이 나왔다.

◆ 코로나19 후유증? "간수치 상승 위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최근 증가하는 아동 급성간염의 범인으로 지목한 연구 논문이 나왔다.

지난 14일 의학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적 있는 10세 미만 아동이 다른 호흡기 질환에 걸린 아이들보다 간수치(AST)와 총빌리루빈(T-Bil) 등 간 질환 지표 수치가 상승할 위험이 크다는 연구 논문이 실렸다.

이는 연구진이 지난 2020년 3월 11일부터 올해 3월 11일까지 미국 전역의 1~10세 환자 79민6369명의 데이터를 들여다본 결과, 코로나19에 걸린 적 있는 24만5675명과 다른 호흡기 질환에 걸린 적 있는 55만694명의 검진표를 비교한 결과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는 소아 환자에게서 코로나19로 인한 급성 및 장기 간 후유증을 시사한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최근 원인을 알 수 없는 소아 간염 사례 증가와 관련이 있는지 명확히 알기 위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세계 급성간염 아동 환자의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이 나온 비중은 18%에 그친다. 오히려 아데노바이러스 41형에 감염된 비중이 절반으로 더 높다.

이에 과거에 코로나19에 감염됐어도 10세 미만의 경우 무증상이거나 경증이었을 가능성이 커 모르고 지나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한 놀이터. 2022.04.29 [사진=로이터 뉴스핌]

◆ "코로나19 감염이 면역체계 과민化, 간손상 유발" 

지난 14일 영국 '란셋 소화기내과 및 간학' 의학저널에 실린 논문에는 코로나19와 아데노바이러스를 결합한 가설이 제기됐다. 

아데노바이러스 41형에 감염된 아이들의 위창자관(위와 창자를 함께 포함하는 소화 계통의 한 부분)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입자들이 남아 있다면 면역체계가 과잉반응을 일으켜 다량의 염증성 단백질을 생성, 간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추론이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은 면역체계를 과민하게 하는 초항원(超抗原·superantigen) 역할을 할 수 있다. 면역체계의 과잉반응은 간 손상으로 이어진다"며 급성간염 아동 환자들의 경우 체내에 남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없는지 검사해볼 것을 권고했다. 

두 연구를 종합하면 코로나19에 감염됐거나 감염된 이력이 있지만 모르고 지나친 10세 미만의 아동은 간수치 상승 위험이 다른 아이들보다 높다. 또 체내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입자가 남아 있다면 면역체계가 과민해져 다른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때 간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의학계에서도 두 연구 결과가 신빙성이 있다고 말한다. 비록 명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분명한 것은 한 가지 요인 뿐이 아닐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소아 급성간염 원인을 추적하는 WHO 세계 간염 프로그램 부서의 필리파 이스터브룩 박사는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가정은 코로나19와 아데노바이러스 동시 감염, 혹은 코로나19의 이전 감염력과 연관이 있다"며 "우리가 중점적으로 볼 것은 코로나19 항원항체반응과 감염 여부 조사다. 일부 환자들에게서 검출된 아데노바이러스가 우연한 감염인지 혹은 연관성이 있는지를 아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wonjc6@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